영화 브이아이피 포스터 출처: 네이버 영화
영화 브이아이피 포스터 출처: 네이버 영화

* 이 리뷰는 영화 브이아이피의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됐을 수 있습니다.

영화 브이아이피(V.I.P)는 남과 북의 상황을 소재로 한 첩보, 범죄수사물이다.

연쇄살인범을 쫓는 형사에 관한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전 세계에서 영화 소재로 활용돼 왔다. 미국 조디악, 한국 추격자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브이아이피는 연쇄살인범을 쫓는 이야기에 남과 북의 특수한 상황을 담았다.

북한의 고위층의 일원으로 잔혹한 범죄를 일으킨 이종석이 미국과 남한 정보당국에 의해 망명한다. 그는 남한에서도 무고한 여성들을 살해하고 경찰이 수사에 나선다.

범인의 정체를 찾아가는 다른 영화들과 달리 이 영화는 처음부터 이종석이 범인이라는 점을 명확히 알려준다. 오히려 명확한 범인을 눈앞에 두고도 단죄하기 어려운 상황과 갈등을 긴장감있게 표현한다.

이 영화는 다양한 갈등 구조를 보여준다. 북한 장면에서는 이종석을 두호하는 세력과 잡으려는 세력의 갈등이 표현된다. 

남한에서는 경찰, 국정원 그리고 검찰의 미묘한 줄다리기를 보여준다. 또 미국 정보당국과 한국의 갈등 여기에 북한 요원까지 가세한다.

로맨스나 코믹 요소를 배제함으로써 범인에 대한 추적과 갈등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준다.

등장인물들을 단정적으로 영웅과 악당으로 구분하지 않고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것도 특징이다. 남한 영화이지만 남한 사람들이 모두 선하고, 북한 사람들이 모두 악하게 표현되지 않는다. 

살인범을 잡으려는 북한 수사관은 등장인물들 중 누구보다 정의롭고 신념이 있는 인물이다. 반면 남한의 경찰, 국정원 고위 관계자들은 책임을 회피하거나 사건을 덮으려는 것처럼 묘사된다.

남한 형사인 김명민은 신념을 갖고 범인을 잡고 싶어하지만 과도한 폭력을 행사한다는 단점이 있고, 국정원 요원인 장동건은 영화 후반부까지 진실보다는 현실에 타협하려고 한다. 미국 정보요원은 이 영화에서 진짜 악당에 가깝다.

이 영화에는 단점도 명확하다. 우선은 불필요한 폭력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영화에서 표현되는 피해자들의 모습이나 피해자들의 사진에 대해서는 잔인하지만 큰 거부감이 들이 않았다. 살인범의 잔혹성을 느끼게 해줬다.

그런데 영화 초반 약 4~5분 정도 여성을 살해하는 모습을 자세히 묘사한 것은 하지 않아도 될 사족으로 보인다. 가학적이며 거북한 감정이 들게 한다.

또 앞서 언급한 다양한 갈등 구조로 인해 내용이 복잡하고 헷갈리게 느껴진다. 너무 자주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 전개 역시 혼란을 준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남북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과제를 던지고 있다. 영화에서 처럼 남과 북은 대립하고 있기 때문에 사법 공조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남북미중 각 국, 각 기관들은 냉혹하게 이익에 따라 행동한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북한의 살인범이 망명을 한다면? 남한의 살인범이 북한으로 도피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 사법처리나 공조가 가능한 것일까? 

지난 2019년 북한 주민 북송과 관련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다. 그들이 살인범이다, 아니다 또 그들을 남한에서 조사하고 사법처리 할 수 있다, 아니다 등 의견이 분분하다. 

앞으로 브이아이피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남과 북 모두 이런 상황에 대비해 연구를 진행하고 법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 범죄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지 어떤 범죄, 어떤 경우 송환을 논의할 것인지 어떤 경우 송환하지 않을 것인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영화 브이아이피 속 사람들처럼 눈치를 보고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따지며 싸우고 있다.

영화 브이아이피는 단점이 많은 영화이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고민해 남북 상황을 보여줬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아리랑극장 평점: 3/5 ★★★☆☆

제작국: 한국

개봉일: 2017년 8월

감독: 박훈정

출연: 장동건, 김명민, 박희순, 이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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