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리뷰는 영화 고지전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 고지전은 6.25 전쟁 후반기 남과 북의 치열했던 산악 고지전을 보여주는 영화다. 

영화의 시작은 전쟁 스릴러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최전선에서 누군가 북한군과 내통하고 있는 남한군을 찾아내는 것이 줄거리 처럼 보인다.

점차 저격수와 사투, 고지 육박전 등 다양한 액션을 보여주며 전쟁 액션을 보여준다.

그런데 스릴러도, 액션도 이 영화의 본질이 아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전쟁에 지쳐가는 것처럼 관람객도 계속되는 전투 장면에 지치게 된다.

그 때 영화의 진짜 본질인 반전(反戰) 메시지가 나온다.

계속되는 전쟁으로 남한군도 북한군도 왜 싸워야 하는지 명분이나 이유를 잊게 된다. 상급부대, 상급자의 지시 그리고 현장에서는 살아남기 위해 싸운다. 

배우 고수가 연기하는 장교는 철저히 자신과 부대원들이 생존하는 것만을 추구한다. 처음에는 신하균이 연기하는 다른 장교가 이에 반발하지만 그 역시 고수를 이해하게 된다.

북한군 장교로 등장하는 류승룡은 전쟁 초기 전쟁 명분을 중시하는 인물로 나오지만 영화 후반에는 그 역시 의미 없는 전쟁이라고 체념한다.

영화 초반에 남한군과 북한군의 내통은 사실이었지만 또한 사실이 아니었다. 우여곡절 끝에 서로 메시지를 주고 받고, 선물을 주고 받는다. 영화에서 남한 병사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이는 간첩, 빨갱이로 몰려서 죽을 수도 있는 사안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인간적인 교류일 뿐 실제 전쟁터에서는 서로 총구를 겨누며 치열하게 싸운다. 

이런 모습이 비현실적이라고 할수도 있지만 역사를 보면 유사한 사례들이 있다. 

십자군 원정에 나선 리처드1세가 병에 걸렸을 때 아랍의 지도자 살라딘이 약을 보내며 위로 했다. 중국 삼국시대 말기 진나라 양호와 오나라 육항은 서로 대치하는 상황이었지만 술과 약을 주고 받으며 우정을 쌓았다.

영화 고지전의 감독은 전쟁의 목적도 의미도 잃어버린 모습과 남북 병사들의 모습을 통해 전쟁의 처절함과 부질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 속에서는 승리자나 영웅이 없다. 모두 피해자이며 희생자 그리고 패배자일 뿐이다.

아리랑극장 평점: 3.5/5 ★★★☆☆

제작국: 한국

개봉일: 2011년 7월

감독: 장훈

출연: 신하균, 고수, 이제훈, 류승룡, 김옥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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