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25년에 남북 통일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 돈다는 이야길 들었다. 

확인해 보니 이미 소문은 암암리에 퍼져 있었다. 인터넷에 간단한 검색만으로도 블로그, 커뮤니티, 네이버지식인 등에 2025년 통일에 대한 글들을 볼 수 있다. 또 유튜브에도 관련 영상들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2025년 남북 통일이 된다는 소문의 배경에는 무속인 혹은 도사라고 불리는 C씨의 예언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필자가 직접 확인한 영상에서 C씨는 2025년 가을에 통일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한이 북한을 바르게(?) 살도록 이끌어 줘야 하고 지원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일을 설계하고 시나리오를 만들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C씨는 지난해 만든 영상에서 당시 차기(현) 대통령이 김정은 총비서와 노벨평화상을 받을 것이라고도 예언했다.

그런데 이에 대한 근거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자신이 하늘의 이치를 깨달았으며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통일에 대한 이런 예언과 소문이 돈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또 C씨 이외에도 많은 무속인들이 북한 급변사태나 통일 등을 예언하고 있다. 

그런데 필자가 C씨의 2025년 통일 예언을 거론하는 것은 우려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C씨는 지난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인연이 있는 것으로 거론됐던 사람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와 C씨는 몇번 만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측은 당시 만난 적이 있을 뿐 조언을 받거나 특별한 관계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 사이에서도 C씨의 영향력에 대한 의심이 여전하다.

윤석열 정부는 과거 선제 타격, 대북 강경책을 주장하다가 이제는 대담한 구상(계획)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를 추진할 경우 대담한 구상을 통해 대규모 경제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남북 공동경제발전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는 계획도 알려졌다.

설마 C씨의 2025년 통일 예언과 윤석열 정부의 대담한 계획이 관련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대통령실, 통일부 등의 관계자들이 도사의 말에 따라 남북, 통일 정책을 수립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C씨의 발언이 계속되고 소문이 확산되면 통일 정책은 물론 남북 관계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다.

첫 번째로 C씨의 예언과 윤석열 정부의 정책을 연계해 진의를 의심할 수 있다. 

두 번째로 2025년 통일설에 현혹되는 사람들이 발생하고 행여나 일부 정치인, 공무원들이 C씨의 발언을 대통령의 의중으로 해석해 이에 부화뇌동 한다면 남북 정책이 엉뚱한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세 번째로 북한이 이런 주장에 반발할 수 있다. 북한 입장에서 도사의 2025년 통일설은 황당하고 기분 나쁜 주장일 것이다. 남북 갈등만 부채질 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어리석은 지도자들이 비과학적인 샤머니즘을 믿어서 나라를 망하게 한 사례가 있다.

승려 도림은 백제 개로왕에게 자신이 풍수지리를 잘 안다며 궁을 이전하도록 해 국력을 소진시켰다. 승려 도림은 고구려의 첩자였고 백제는 고구려의 침공으로 수도를 빼았겼다.

중국 삼국지를 보면 촉나라가 망하는 과정에서 무당이 등장한다. 위나라가 본격적으로 촉을 공격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신하들이 방비를 건의했다. 그러나 간신 황호는 위나라가 촉나라를 공격하지 않는다는 무당의 점괘를 받아서 유선에게 보여주며 건의를 무시하도록 했다. 결국 촉나라는 멸망했다.

만약 대한민국이 무당, 도사들의 말에 휘둘린다면 대한민국 역시 망할 것이다. 

예언이나 무속인, 도사들의 헛소리는 이처럼 위험하다. 때문에 오래 전부터 요설을 퍼트리며 혹세무민(惑世誣民)하는 사람들을 중형으로 다스린 것이다.

현 정부에서는 가짜 뉴스에 대해서 경각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통일부 역시 남북, 북한 등에 대한 가짜 뉴스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필자는 정부의 가짜 뉴스 대응에 근거 없는 통일 예언 등도 포함시키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유튜브, 인터넷 등을 통해 아무말 대잔치 같은 주장을 퍼트리는 것 만큼은 막아야 하지 않을까?

무엇보다 아무 근거도 없는 통일 예언이 도는 것에 대해 지도자들이 반성해야 한다.

지도자들이 남북 통일에 대한 명확한 꿈과 비전, 계획과 희망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도사의 예언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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