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전민과학기술인재화 정책에 맞춰 도서관의 모델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내 모든 도서관을 전자도서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김일성종합대학학보 어문학 2018년 제64권 제3호에는 '지식경제시대의 요구에 맞게 전자도서관의 기능과 역할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문제'라는 논문이 수록됐다.

이 논문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식경제시대인 오늘 사회과학정보사업은 사회과학의 지속적이고 효률적인 발전을 위한 중요한 조건으로 되고 있다. 지식의 양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컴퓨터를 비롯한 정보기술수단들이 과학연구사업에 널리 이용되고 있는 조건에서 사회과학정보사업을 개선 강화하지 않고서는 연구사업에서 성과를 거둘 수 없다"고 지적했다.

논문은 이같은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북한에서 도서관 개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논문은 "나라(북한)의 모든 도서관들에서 현대적인 정보기술에 토대해 전자도서관화, 수자(디지털)도서관화가 적극 추진됨으로써 전자도서와 동화상자료, 다매체 자료들로 정보원천의 유형이 확대되고 그 이용 전망이 더욱 커졌으며 그에 따라 도서관 봉사(서비스)의 류형이 더욱 다양해지고 정보봉사의 지표수준도 훨씬 높아졌다"며 "이것은 세계적인 발전 추세에 맞게 정보사업을 끊임없이 개선하기 위한 도서관의 기능과 역할을 더욱 강화하고 과학기술과 사회경제발전에서 도서관이 차지하는 지위와 역할을 더욱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즉 북한 내 모든 도서관을 전자도서관으로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논문은 전자도서관화를 위해 필요한 것들과 전자도서관의 역할도 소개했다. 논문은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과학연구 사업은 도서관에 구축된 정보자료기지(DB)를 대상으로 하는 정보연구사업으로서 일반과학 연구사업과 구별되는 몇 가지 특징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정보연구를 위한 기본수단이 원래 연구자의 두뇌이지만 오늘날 정보연구사업량이 나날이 방대해지는 조건에서 두뇌의 정보처리, 축적, 전달능력을 높이고 확장한 컴퓨터와 망(네트워크)설비를 비롯한 현대적인 정보기술수단과 통신수단에 의거하지 않고서는 정보연구를 원만히 수행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또 논문은 전자도서관화를 위해 자료 수집과 검책체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논문은 "정보봉사사업을 활발히 벌리기 위해서는 우선 세계적 범위에서 생산유통되고 있는 모든 최신 정보 자원들을 최대로 수집할 수 있는 정보수집체계를 세우고 그에 토대해 검색자료기지(DB)를 구축하고 검색된 자료들을 종합분석할 수 있는 정보분석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종래의 도서관이 독자들이 요구하는 도서 혹은 독자들이 요구하는 문헌을 장서에서 찾아주는 단순한 문헌검색서비스가 기본이였다면 전자도서관에서는 정보수요에 맞는 정보 그 자체를 정보수요와 연관된 문헌검색 자료들로부터 논리적인 사유방법과 수학적인 분석방법에 의해 과학적으로 도출해주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볼 때 북한은 단순히 도서관에 컴퓨터를 놓고 전자도서관으로 만든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료를 디지털화해서 데이터베이스(DB)로 축적하고 이를 검색, 분석, 이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북한은 이같은 방침을 전 도서관을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논문은 "오늘 도서관 일군들 앞에는 당의 전민과학기술인재화 방침을 철저히 관철해 북한을 하루빨리 과학기술강국의 지위에 올려세우는데 적극 이바지해야 할 무겁고도 영예로운 과업이 나서고 있다"며 "모든 도서관 일군들은 지식경제시대의 요구에 맞게 도서관의 기능과 역할을 더욱 높여나가는데 국가적인 과학기술보급망을 확대하고 지역별, 부문별, 단위별, 과학기술보급 거점들의 운영을 결정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중요한 방도가 있다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과학으로 비약하고 교육으로 미래를 담보하는 사회주의강국건설의 척후병으로서의 사명과 본분을 다해나가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로동당의 전민과학기술인재화 방침에 따라 도서관을 전자도서관으로 만들고 과학기술보급 네트워크와 연결된 거점으로 만들라는 것이다.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이런 논문이 나온 것으로 볼 때 대학 도서관을 중심으로 전자도서관화가 활발히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지역, 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도서관 개선도 이뤄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북한 내 도서관들이 전자도서관으로 바뀌고 이를 네트워크로 전부 연결하는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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