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비트코인 가격을 예측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디지털자산)을 보유, 거래하고 있다는 관측이 많았지만 북한 내부 문건을 통해서 구체적인 정황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연구진은 학보 경제학 2025년 제3호에 ‘심층학습모형에 의한 비트코인 가격 예측의 한 가지 방법’이라는 논문을 투고했다.
NK경제가 입수한 논문에 따르면 북한 연구진은 “국제금융시장에 주동적으로 진출해 금융활동을 공세적으로 벌리는데 있어서 중요한 문제 중 하나는 현시기 국제금융시장에서 광범히 거래되고 있는 비트코인과 같은 각이한 금융상품들의 시세 변동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현대적인 계산 수단과 과학적인 방법론을 확립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연구진은 “비트코인은 아무런 물질적 담보도 없다는 특성으로부터 시장에서 거래되는 다른 상품들에 비해 시세 변화폭이 대단히 크다”며 “따라서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를 대외금융거래에 널리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세계적 범위에서 점점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정확한 시세 예측을 통해 가상화폐 이용의 효과성을 높이려고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가격 예측에는 ARIMA 모형과 같은 전통적인 통계적 방법들과 인공신경망과 같은 심층학습모형들이 제안됐다고 소개했다.
그 예시로 ‘기계 학습을 이용한 비트코인 가격 예측, McNally, 2016’, ‘기계학습기술과 사회적감정 분석을 이용한 비트코인 가격의 실시간 예측, Raju & Tarif, 2020’, ‘변동성 금융 자료의 다변수시계렬 예측을 위한 재귀신경망의 응용, Torres & Qiu, 2018’, ‘심층학습알고리즘을 이용한 비트코인 가격 예측 응용, Maharetal, 2021’, ‘비트코인 가격 예측을 위한 기계학습 모형들의 비교, Phaladisailoed & Numnonda, 2018’, ‘심층학습에 기초한 비트코인 가격 예측, Jiang, 2020’, ‘고차원 특징들을 이용한 비트코인 가격 시계렬 예측: 기계학습모형 적용, 2020’ 등을 언급했다. 북한 연구진이 지속적으로 비트코인 가격 예측과 관련된 해외 연구 자료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 연구진은 자신들의 논문에서 비트코인 가격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장단기기억신경망(LSTM)과 입자군최량화방법(PSO)을 결합한 새로운 혼합 예측 모형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장단기기억신경망(LSTM)은 순환신경망(RNN) 기법의 딥러닝 기술 중 하나다. 입자군최량화방법(PSO)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사용되는 군집 기반 최적화 알고리즘이다. 북한 연구진은 이 두 가지 기술을 결합해 비트코인 가격을 예측했다는 것이다.
북한 연구진은 비트코인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그들은 “2008년에 사또시 나까모또(Satoshi Nakamoto)라는 익명의 프로그램 개발자(혹은 단체)가 www.metzdowd.com이라는 웹사이트의 우편목록에 암호법과 관련한 논문을 발표했는데 이 논문에서 비트코인이라고 불리우는 수자(디지털)화폐에 대해 소개했다”며 “2009년에 나까모또는 2진 코드로 된 비트코인 원천 코드를 웹사이트 www.sourceforge.net에 공개했으며 2009년 6월에는 동등형망을 개설해 비트코인 개발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또 “비트코인(bitcoin)은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의 중앙집권적 통제에서 벗어나 특정한 암호프로그램에 기초해 컴퓨터망상에서 창조되고 유통되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되는 완전히 분산화된 가상화폐, 암호화폐이다”라며 “가장 대표적인 가상화폐, 암호화폐는 비트코인으로서 개발 초기부터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사용 비중이 제일 높다”고 지적했다.
또 비트코인이 현실적으로 중앙집중적 통제를 완전히 벗어나 광범하게 이용되는 첫 가상화폐로 인정받고 있으며 가상화폐는 금 및 상품적 담보에 의해 발행 유통되는 전통적인 법정화폐와는 달리 비트코인망상에서 비밀프로그람을 푸는 과정에 발행되는 새로운 형식의 암호화폐라고 설명했다.
또 비트코인이 전통적인 법정 화폐들의 발행 형식과 구별되는 가장 중요한 점은 그것이 채굴(Mining)이라는 암호풀이계산 과정을 통해 발행되는 것이라며 채굴을 통해 발행된 매 비트코인은 암호화된 1개의 파일로서 비트코인을 채굴 또는 구매한 사람이 자기의 지갑(wallet)에 보관하거나 비트코인 거래소에 보관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북한 연구진은 비트코인 가격 변동의 특징이 무엇보다 과거 국제금융시장에서 거래되는 다른 금융상품들에 비해 대단히 큰 가격 변동폭을 가지고 무질서하게 오르 내린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3년 9월 30일부터 2020년 4월 6일까지 비트코인 가격과 S&P500 주가 지수, 달러와 유로, 금, 원유 가격 등을 비교했다.
북한 연구진은 이같은 비트코인 가격 예측을 위해 심층학습 기술을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북한 연구진은 장단기기억신경망이 여러 시계렬 혹은 순서렬 자료처리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여주지만 신경망학습을 위한 파라미터 설정에서 보통 경험에 의해 값들을 설정하는 것으로 인해 주관이 강하고 예측 정확도를 떨어뜨리게 하는 결함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입자군최량화방법을 결합했다는 것이다. 북한 연구진은 입자군최량화(Particle swarm optimization, PSO)가 1995년에 새가 먹이를 찾아가는 과정을 모의한 최적화 수법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연구진은 자신들이 개발한 PSO-LSTM 모델을 일반 LSTM, 유전알고리즘-장단기기억신경망(GA-LSTM)과 비교 분석했다. 가격 예측을 위한 기초자료는 코인데스크 비트코인 가격 지수(Coindesk BTC Price Index)를 이용했다고 한다. 북한 연구진은 2013년 9월 30일부터 2021년 5월 23일까지의 일별 폐장 비트코인 가격을 이용했다고 한다.
북한 연구진은 결론에서 대비 분석을 통해 논문에서 제안한 입자군최량화방법과 장단기기억신경망에 의한 예측 모형의 결과가 상대적으로 우수하다는 것을 검증했다고 밝혔다.
북한 연구진이 실제로 얼마나 정확하게 비트코인 가격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는지 여부는 더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 연구진은 논문에서 비트코인 가격 변화의 방향성에 있어서는 새로 개발한 모델이 84.08%의 정확성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 논문 내용은 비트코인 거래에 있어서 더 많은 수익을 거두기 위한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의 상승세와 하락세를 예측해 판매, 구매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동안 북한이 대북 금융제재를 회피하고 자금세탁 등을 하기 위해 가상자산을 활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많았다. 그러나 북한이 자신들의 가상자산 거래와 관련된 사안을 공개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북한 논문을 통해 북한의 가상자산 거래 상황을 엿볼 수 있게 됐다. 북한이 단순히 제재 회피와 자금세탁 목적 뿐 아니라 외화벌이를 주목적으로 가상자산 거래를 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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