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올해 남북 간 첨예한 갈등이 사이버공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또 북한이 올해 전자결제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확산시킬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NK경제는 북한ICT연구회와 2020년부터 매년 북한의 ICT 10대 이슈를 선정하고 있다. 그해 중요했던 ICT 이슈를 10건 선정하고 다음해에 주목하고 또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이슈 10건을 전망한다.

그해 10대 이슈의 경우 북한 매체 등에 나온 내용을 중심으로 선정한다. 확인하기 어려운 주장이나 관측 등은 가급적 배제했다. 다음해 10대 이슈의 경우에도 단순한 의견이 아니라 전망을 할 수 있는 근거가 존재하는 것들을 기반으로 선정했다.   

2022년 12월말 집필진 협의를 거쳐 조사 문항을 마련한 후 2023년 1월 1일부터 3일까지 설문을 진행했다. 이번 설문에는 과학기술, ICT, 남북, 북한 등 부문의 전문가 27명이 참여했다.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집필진들이 다시 모여 최종 10대 이슈를 정했다.

2023년 북한 ICT 분야 10대 전망과 관련해 남북 갈등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현실 세계에서의 첨예한 남북 갈등이 온라인 공간에 사이버공격 등으로 표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한미일 vs 북중러 구도가 IT 분야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2021년 북한이 전자결제법을 제정한 만큼 모바일 전자결제 서비스가 본격화 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또 지난해 북한에서 활발히 추진됐던 의료 정보화, 농업 정보화가 2023년 고도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다. 

이와 함께 통신 부문에서의 지속적인 발전 추진과 대체불가토큰(NFT) 같은 최신 기술 활용도 전문가들이 예상했다.

 

2023년의 북한의 ICT 10대 이슈 전망(번호는 순위를 나타내지는 않음)

1. 사이버공격을 둘러싼 남·북·미 갈등 고조

2. 북-중-러 IT 협력 확대

3. 연내 정찰위성 발사

4. 모바일 전자결제 서비스 본격화

5.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IT 전문 대학원 설립

6. 차세대 이동통신 구축 계획 준비

7. 지방 병원 정보화 강화

8. ICT를 활용한 전력산업 효율화

9. 대체불가토큰(NFT) 시험 발행

10. 스마트팜 등 ICT 기술 농업 적용 확대

 

1. 사이버공격을 둘러싼 남·북·미 갈등 고조

남북 간 첨예해지고 있는 갈등이 사이버공간에서도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22년 하반기 남북 간 강도 높은 비난과 설전이 벌어졌다. 또 북한이 각종 미사일 시험을 진행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됐다.

사이버공각에서도 긴장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2022년 7월 북한 외무성은 홈페이지를 통해 ‘사이버범죄국의 주제넘은 망동’ 글을 게재했다. 이글은 국제싸이버범죄대책협회 회원 명의로 작성됐다. 국제싸이버범죄대책협회는 처음으로 등장한 단체다.

한국 정부도 북한 해킹을 지적하고 있다. 2022년 12월 국가정보원은 최근 해킹 동행과 내년 전망을 발표했다. 국정원 관계자는 “북한이 금융기관, 가상자산 등을 해킹해 2017년 이후부터 1조5000억원 이상을 탈취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향후 북한이 디파이에 대한 지속적인 해킹 공격과 함께 가상자산을 탈취할 수 있는 대체불가토큰(NFT), 메타버스 등 웹3.0(탈중앙화 웹) 플랫폼으로도 공격을 확대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2023년에도 이런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우려했다. 한국, 미국 등 정부에서 북한 해킹을 우려하고 여기에 다시 북한이 반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상호 비난전 뿐 아니라 실제 사이버공격 등 충돌 가능성도 우려된다. 

2. 북중러 IT 협력 확대

2022년 발발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미국, 중국 갈등으로 러시아, 중국, 북한의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 이런 기조는 IT 분야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0월 외무성은 미국이 중국에 대한 첨단기술제품 수출통제 조치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무성은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미국이 과학기술패권을 위해 국가안전개념을 확대하고 수출통제 조치를 남용하면서 중국기업들을 의도적으로 압박하는 것을 비판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미국과 서방 국가 주도의 대북 제재로 IT 발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러시아, 중국 등과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공개한 시험 위성 촬영 사진 출처: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공개한 시험 위성 촬영 사진 출처: 조선중앙통신

3. 연내 정찰위성 발사

북한이 2023년 정찰위성을 발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12월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2023년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 발표했다.

로동신문에 따르면 국가우주개발국은 12월 18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개발을 위한 최종단계의 중요 시험을 진행했다고 한다.

또 2022년 12월 26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국가우주개발국이 마감단계에서 추진하고 있는 정찰위성과 운반발사체준비사업을 최단 기간 내에 첫마무리해 군사위성을 발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북한이 2023년 정찰위성 발사를 공언한 만큼 실제 발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4. 모바일 전자결제 서비스 본격화

북한이 지난 2021년 새로 만든 전자결제법에 현금유통을 줄이겠다는 정책 방향을 담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정부가 개정한 북한법령집(2022년 10월 개정판)을 통해 북한 전자결제법이 공개됐다. 

북한은 지난 2021년 10월 29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 제762호로 전자결제법을 채택한 바 있다. 

북한은 전자결제법 조문에서 이 법이 전자결제사업에서 제도와 질서를 엄격히 세워 현금유통량을 줄이고 무현금유통량을 늘리며 화폐유통을 원활히 하는데 이바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 당국이 전자결제 등을 통해 현금유통량을 줄이려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북한이 2021년 법을 만든 만큼 실제적인 조치가 2023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5.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IT 전문 대학원 설립

2022년 북한에서 대학교 학부 수준의 교육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대학원 교육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IT 인재 양성에 매진하고 있는 만큼 IT에 특화된 전문 대학원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12월 로동신문은 “지식경제시대를 주도해 나가는 인재가 되자면 대학졸업 정도의 지식수준만으로는 부족한 것이 오늘의 현실”이라며 “현재와 미래의 사회경제적 발전에 절실히 필요한 한 급 높은 과학기술인재, 첨단과학기술적 문제들을 원만히 담당 수행할 수 있는 인재들을 키워내는데 박사원 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뚜렷이 부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사원은 남한의 대학원을 뜻한다. 로동신문은 박사원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2023년 북한에서 대학원 교육 체계가 개선되고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첨단과학기술의 대학원 교육을 강조했다. IT 등 분야에서 전문 대학원이 등장할 수도 있다.

6. 다음세대 이동통신 구축 계획 준비

북한의 이동통신은 3~3.5G 수준이며 휴대폰이 약 600만대 보급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지난 2021년 1월 5일부터 7일까지 진행된 당 8차 대회 당중앙위원회 제7기 사업총화 보고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이동통신 관련 사안을 지시했다.

김 총비서는 보고에서 체신 부문이 시대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부응해 끊임없는 비약과 혁신을 이룩할 것에 대한 과업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통신하부구조(인프라)의 기술 갱신을 다그치고 이동통신기술을 발전시켜 다음세대통신으로 빨리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총비서가 이같은 지시를 한 후 만 2년이 지났다. 그동안에는 다음세대 이동통신에 대한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김 총비서의 직접 지시한 만큼 담당조직에서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놔야할 것으로 보인다.

7. 지방 병원 정보화 강화

2022년 북한은 코로나19 비상방역전에서 의료정보화를 강조했다. 이런 추제는 2023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이 지방 의료 서비스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지방 병원 정보화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10월 로동신문은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가 의사담당구역제, 구급의료봉사체계, 먼거리의료봉사체계와 같이 현재 세워져 있는 의료봉사체계들을 모두 가동해 치료성과를 확대해 나갈 것에 대해 중요하게 강조했다고 전했다.

특히 의사담당구역제와 구급의료봉사체계, 먼거리의료봉사체계 등으로 유열자 장악과 전 주민 검병검진 사업이 매일 진행되고 격리 및 치료가 정확히 실시된 것은 전국적 범위에서 방역형세의 안정화를 획득하고 감염근원을 없애는데 커다란 작용을 했다는 것이다.

북한이 전국적이라고 표현한 것이 주목된다. 북한에서는 평양 등 대도시 위주로 의료 서비스가 이뤄지고 지방은 상대적으로 미흡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비상방역전으로 지역 간 이동이 제한되고 의료 서비스에 대한 요구는 많아졌다. 이에 지방 병원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과제로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8. ICT를 활용한 전력산업 효율화

북한은 고질적인 전력난을 겪고 있다. 이를 타개할 방안의 하나로 ICT를 이용해 전력 사용의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2022년 4월 조선중앙통신은 김책공업종합대학이 발전소, 변전소들과 도, 시, 군 송배전기관들, 전국의 공장, 기업소들을 망라하는 국가통합전력관리체계(시스템)를 구축해 전력 생산과 공급의 과학화를 실현하고 전력계통주파수를 안정시키며 전력의 도중손실을 줄였다고 보도했다.

또 6월 로동신문은 전력공업성 전력정보연구소가 송배전 부문에서 전력지리정보체계를 이용해 적은 투자로 전력의 도중 손실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계통정리방안을 모의하기 위한 송배전망 최량 배치 관리 정보체계(시스템)를 개발했다고 전했다.

이런 추세는 2023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ICT를 통한 전력 효율화가 더 광범위하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9. 대체불가토큰(NFT) 시험 발행

2019년 4월 22일, 23일 북한 평양에서 ‘평양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컨퍼런스(Pyongyang Blockchain and Cryptocurrency Conference)’가 열렸다. 이 행사 개최로 북한에서도 블록체인, 암호화폐 등에 대한 관심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북한이 대외적으로 블록체인, 암호화폐 등과 관련된 소식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기술 개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2월 국정원은 최근 해킹 동향을 소개하면서 북한이 탈중앙화금융 디파이(DeFi), 메타마스크 등도 분석해 취약점을 이용해 해킹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대체불가토큰(NFT), 메타버스, 웹3.0 분야로 발을 넓힐 것이라는 지적했다.

북한이 취약점을 찾고 해킹을 시도한다는 것은 해당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주목되는 것은 NFT다. NFT는 교환과 복제가 불가능하고 저마다 고유성과 희소성을 지니는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을 뜻한다. NFT는 그림, 사진, 영상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NFT는 발행 비용은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디지털 콘텐츠의 가치를 높여주는 특징이 있다. 북한이 사진, 출판물, 영상 등에 NFT를 적용해 가치를 부여할 가능성이 있다. NFT를 시험적으로 발행하거나 NFT 경매에 참여할 수도 있다.  

10. 스마트팜 등 ICT 기술 농업 적용 확대

2021년 12월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우리식 사회주의농촌발전의 위대한 새 시대를 열어나가자”라는 보고를 통해 농업 부문의 선진화를 주문했다. 그리고 2022년 농업 부문 개선을 위해 다양한 정보화 사업들이 추진됐다.

2023년에도 이런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 주목되는 것은 스마트팜 등장이다. 스마트팜은 ICT을 접목해 지능화된 농업 시스템을 뜻한다.

북한은 2022년 농업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모바일 앱, 농업과학기술보급 시스템 등을 선보였다. 2023년에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실제 농업에 ICT 기술을 적용하는 초기 수준의 스마트팜을 선보일 수 있다.

기타 의견

-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등에서 교육개혁의 일환으로 진행 중인 강좌 콘텐츠 개발 등에 있어서 가상협업 연구체제 동향을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 IT수준의 향상과 경제적 수준 변화에 따른 개인의 삶의 변화. 여가생활의 개인화, 북한 MZ세대와 기성권력의 괴리 등이 북한 정권의 새로운 화두가 될 수도 있다.

- 산업, 경제 전반의 정보화 추진과 관련해 정보산업성의 세부적 역할과 기여 부문을 주목해야 한다.

- NFT 등 블록체인 관련 기술동향 및 산업화 움직임에 주목해야 할 것 같다. 큰 자본 없이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인데다가 작년 한해 글로벌하게 부침이 많았는데, 올해는 다시금 주목 받을 것으로 보인다.

- 2021년, 2022년 북한이 추진했던 사업과 제정한 법령과 관련해 2023년 후속 조치에 주목해야 한다.

- 남북 갈등 국면 확대에 따른 사이버전쟁 확대와 IT기술의 전력화 등에 주목해야 한다.

 

설문기간: 2023년 1월 1일 ~ 3일

참여자: 총 27명 가나다 순 

강진규 NK경제 대표, 김서경 한국정보통신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 김성우 한림대학교 교수,  김영우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선임연구원, 김유향 국회입법조사처 심의관, 김종일 SBS PD, 김태진 정보통신기획평가원 팀장, 남재창 한동대학교 전산전자공학부 조교수, 박중득 KT 차장, 변학문 겨레하나 평화연구센터 소장, 서소영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전문연구원, 성향숙 UN APCICT ICT policy and program officer, 손광수 KB경영연구소 연구위원, 심승배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실장, 이상산 한동대학교 교수, 이요셉 한국무역협회 차장, 이정진 KT남북협력TF장, 이찬수 SK텔레콤 성장기획팀 팀장, 이형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책임연구원, 정교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전문위원, 정국식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책임연구원, 전경주 한국국방연구원 박사, 최현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책임연구원, 최현석 연합뉴스 차장, 표창균 한국스마트컨설팅협회 본부장, 황주희 고려대학교 공공정책연구소 객원연구위원, 허재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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