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저전력 블루투스(BLE) 기술로 원격 기기를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북한은 지그비 등을 비롯해 근거리 통신기술에 관한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24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과학백과사전출판사가 발간한 물리 2020년 제1호에 ‘저전력 블루투스 통신을 이용한 원격각도수감기의 제작과 특성고찰’이라는 글이 수록됐다.

블루투스(Bluetooth)는 휴대폰, 노트북, 이어폰 등 IT기기를 서로 연결해 정보를 교환하는 근거리 무선 통신기술 표준이다. 1994년 에릭슨(Ericsson)이 블루투스 연구를 시작했으며 1998년 에릭슨, 노키아, IBM, 도시바, 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이 합류해 블루투스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블루투스는 남한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북한도 스마트폰을 비롯한 IT기기에 블루투스 기능을 탑재하고 있는 것을 알려져 있다.

북한 스마트폰에서 제공하는 블루투스 기능

북한 글은 “최근 매몰형 체계 분야에서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망(네트워크) 접속 기능을 거의 모든 체계들에 필수 성분으로 포함시키고 있는 것”이라며 “그 가운데서 블루투스 통신은 휴대폰이 지원하는 기능으로 비교적 원가가 싸지만 주파수 도약 기술을 이용하기 때문에 전지 소모가 비교적 높다. 이로 인해 나온 것이 저전력 블루투스다”라고 설명했다.

저전력 블루투스(Bluetooth Low Energy)는 BLE라는 약칭으로도 알려져 있다. BLE는 약 10미터 내에서 2.4GHz 주파수 대역 기반의 저전력 저용량 데이터 송수신을 지원하는 기술이다. BLE는 전력 소모가 매우 적은 것이 특징으로 시계, 장난감, 웨어러블 기기 등 사물인터넷(IoT)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BLE는 2006년 노키아가 와이브리(Wibree)라는 이름으로 개발했으며 2010년 블루투스 4.0 표준으로 채택됐다.

북한 글은 “여기서는 저전력 블루투스를 이용한 원격각도수감기의 제작과 그 특성을 고찰했다”고 밝혔다. 즉 BLE를 기반으로 하는 기기를 제작해 봤다는 것이다.

글은 원격각도수감기가 저전력 블루투스 통신을 통해 컴퓨터에 접속된 송수신기와 연결된다고 밝혔다. 원격각도수감기는 원격에서 각도(자이로스코프) 정보를 수집하는 센서로 추정된다. 원격각도수감기는 장착된 기기, 물품, 건물 등의 수평과 움직임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렇게 수집된 정보는 BLE 기술로 무선 전송되는 개념으로 보인다.

글은 원격각도수감기가 센서 MPU6000과 저전력 블루투스 통신 소자 CC2540으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CC2540는 BLE 구현을 위한 칩이다.

북한 연구원들은 BLE를 이용한 원격각도수감기의 기술적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컴퓨터와 송수신장치, 원격각도수감부로 이루어진 시스템을 구성하고 실험을 진행했다고 한다. 글은 8미터 간격을 두고 진행된 실험에서 원격각도수감기의 정보를 100% 수신한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BLE 이외에도 지그비 등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관련기사 북한 저전력 통신 기술 지그비를 연구하고 있다

북한은 무인 기기, 사물인터넷(IoT) 등을 개발하면서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은 전력 상황 등을 고려해 저전력 기술 연구에 집중하는 것으로 추정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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