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착상태에 빠진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평화체제 구축의 불씨를 되살리기 위해 한국 정부가 4차 남북정상회담을 조속히 개최하고 김정은 북한 로동당 위원장을 설득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한반도 경제통일교류특별위원회 창립식’에 참석해 “잘못하면 한반도 평화가 일장춘몽이 될 수 있다”며 “북미 협상 결과만 기다리지 말고 우리가 먼저 움직여서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켜서 톱다운 방식으로 북미정상회담이 살아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미국은 북한의 선행동을 요구하고 있지만 북한은 상응하는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며 “북미 실무 협상에서는 어느 쪽도 양보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실무진이 양보하면 책임 문제가 나오고 또 자존심 문제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전 장관은 현재 미국과 북한의 실무 협상이 진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협상이 난관에 봉착할 경우 북한이 대화에서 물러나고 미국이 대북 제재를 더 강화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4차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켜서 북미 회담의 불씨를 살려내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국제 정치의 현실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북한이 선행동을 해주길 요청할 수 있다. 미국이 원하는 것을 북한이 절반이라도 하면 한국이 미국을 설득해보겠다는 중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정 전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북한이 핵-경제 병진노선으로 복귀하지 말라고 권고해야 한다. 또 리비아식 비핵화로 인한 북한의 공포를 막아준다고 약속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 전 장관은 장기적으로 남북 교류협력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핵 문제와 북미 문제가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인데 그때까지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며 인적교류와 경제 협력 등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같은 교류가 확대, 지속되면 자연스럽게 평화 체제로 나아갈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편 이날 더불어민주당 한반도 경제통일교류특별위원회 창립식에서 이석현 의원이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또 정세현 전 장관을 고문으로, 각 대학 교수들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하기로 했으며 회원으로 민주당 국회의원 36명 등이 참여했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 NK경제가 뉴스레터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많은 신청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