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NK경제를 사랑해주시는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지난 2018년 6월 12일 NK경제 창간 이후 매년 창간 기념일에 맞춰 기념품을 제작해 왔습니다.
올해는 7주년을 앞두고 도자기 잔을 제작했습니다.
도자기 공방에 의뢰를 해서 제작을 하는데 약 1달이 걸렸습니다.
좋은 흙으로 잔을 빚어서 가마에서 1250도로 구워낸 후 유약을 바르고 다시 가마에서 800도 구워서 완성이 됐습니다. 전체적으로 검은 유약을 바르고 금색은 영국산 수금(水金)으로 칠했습니다.
그런데 도자기 잔을 보시면 왜 찌그러져 있는지 왜 못난이인지 의아하게 생각하실 것입니다.
도자기 공방을 통해 예쁜 잔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공방에서 그런 제품들을 추천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못난이 바보같은 모양으로 일부러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 이유는 잔에 의미를 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잔에는 금색으로 '국궁진력(鞠躬盡力) 사이후이(死而後已)' 문구를 새겼습니다.
이 글은 삼국지 제갈공명이 북벌을 추진하면서 쓴 후출사표에 나오는 문구입니다.
"공경하는 마음으로 몸을 숙여 국가에 충성을 다하고 죽은 후에야 비로서 멈춘다"는 뜻입니다.
당시 중원을 차지한 강력한 위나라를 상대로 변방의 촉나라가 북벌을 외치는 것은 무모한 행동으로 여겨졌습니다. 제갈공명 입장에서는 위나라에 항복하면 높은 벼슬을 받고 자자손손 부귀영화를 누렸을 것입니다.
모두가 바보같은 짓이라고 했지만 제갈공명을 포기하지 않고 도전했습니다. 국궁진력(鞠躬盡力) 사이후이(死而後已)라는 말처럼 자신의 신념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했고 죽은 뒤에야 비로서 멈췄습니다.
삼국지 최후의 승자는 사마의였지만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제갈공명의 뜻과 삶이 남았고 아직도 그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청나라 황제 강희제도, 중국 공산당 총리 주은래도 국궁진력(鞠躬盡力) 사이후이(死而後已)을 자신의 좌우명으로 삼았습니다. 조선시대 이순신 장군 역시도 제갈공명을 존경하며 그와 같은 삶을 살았습니다.
저는 모두가 안 된다고 포기하라고 해도, 바보라고 손가락질 받아도, 제갈공명처럼 끝까지 최선을 다하며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들이 세상을 바꿔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불가능한 것에 도전하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고 있는 이땅의 바보들을 위해 바보의 잔을 만들었습니다.
또 저는 세상의 모든 잔이 아름답고 예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형화되고 예쁜 잔을 만들 사람들은 많습니다. 그러니 누군가 한 명쯤은 못난이 바보 잔을 만들어도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면 무례하겠지만 소위 말하는 메이저 언론사도 아니고 네이버, 다음 검색 제휴 조차 돼 있지 않은 NK경제를 보고, 믿고, 응원해주시는 독자님들도 제갈공명 같은 바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메이저 언론사 기사들을 보시면 될텐데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독자님들께 더 감사드립니다.
바보의 잔은 NK경제에 도움을 주신 분들께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지난 7년 간 NK경제를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바보의 잔을 보면서 NK경제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생각하겠습니다. 또 끝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NK경제 대표이사 강진규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