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인공지능(AI) 개발을 다각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으로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것은 물론 네트워크가 단절된 기기에서도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방법도 연구하고 있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김일성종합대학은 지난 9월 20일 김일성종합대학 첨단과학연구원 관계자들 명의로 ‘매몰형 장치에서 심층학습에 기초한 실시간 얼굴인식기술 개발’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글은 “인공지능기술(Artificial Intelligence, AI)의 급속한 발전은 과학기술과 산업 전반에 커다란 혁신을 가져오고 있다”며 “지금까지 얼굴인식, 물체인식, 자연어처리를 비롯한 실용화된 인공지능기술들은 구름연산환경(Cloud Computing)이나 개인용 컴퓨터에서 동작하도록 개발돼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자율주행이나 로봇공학을 비롯한 분야에서는 종래의 구름연산환경에서의 집중형 방식으로부터 말단장치들에서의 분산형 방식으로 연구개발의 초점이 이동하고 있다”며 “최근 많은 나라들과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인공지능소편(AI Chip)이 좋은 실례이다”라고 설명했다. 

북한 연구원들은 매몰형 장치들에서의 인공지능기술 개발이 인터넷 접속에 의한 구름연산환경을 이용하지 않고도 가정용이나 휴대용 전자장치들에서 직접 인공지능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제한된 계산 자원을 가진 매몰형 장치들에서 실시간 처리속도를 보장하면서도 실용화 수준의 정확도를 보장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문제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북한 연구원들은 인공지능기술 개발의 추이에 맞게 세계적으로 광범히 응용되고 있는 ARM 중앙처리장치(CPU) 기반의 매몰형 장치에서 심층학습(딥러닝)에 기초한 실시간 얼굴인식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내용을 토대로 볼 때 북한도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구동하는 방식을 알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북한은 인터넷 연결 없이 독립적인 기기 내에서 딥러닝을 구현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네트워크 연결이 제한된 북한의 IT 환경을 고려한 것으로 추정된다.

글은 매몰형 장치를 구성하고 이 장치에서의 중첩신경망 구조와 학습방법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화상인식을 비롯한 컴퓨터 시각 분야에서 많이 이용되는 신경망이 중첩신경망(Convolutional Neural Network, CNN)이며 목적과 응용에 따라 각이한 구조의 중첩신경망들이 연구돼 왔다는 설명이다.

북한 연구원들은 높은 성능을 발휘하면서도 연산속도가 매우 빠른 효율적인 구조의 최적화된 신경망구조들을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얼굴검출에서는 MTCNN, 얼굴인식에서는 MobileFaceNets를 기반으로 얼굴인식 신경망을 구현했다고 한다.

북한 연구원들은 신경망구조 구현과 학습을 위하여 텐서플로(Tensorflow)를 사용했으며 손실함수는 각도여백손실함수(ArcFace Loss)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텐서플로는 머신러닝을 위한 오픈소스 플랫폼이다.

특히 북한 연구원들은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30만명, 3000만장의 자료기지(DB)에서 얼굴인식신경망을 학습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30만명의 얼굴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또 북한 연구원들은 매몰형 장치환경에서의 얼굴인식엔진과 응용소프트웨어도 개발했다고 한다. 안드로이드 스튜디오(Android Studio)를 사용해 안드로이드 조작체계가 설치된 매몰형 장치에서 동작하는 얼굴인식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고 덧붙였다. 안드로이드 스튜디오는 안드로이드 및 안드로이드 전용 앱 제작을 위한 통합 개발 환경이다. 

북한 연구원들은 ARM CPU를 기반으로 동작하는 딥러닝 방식으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얼굴인식 솔루션을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북한은 자신들이 개발하는 스마트폰 등에 얼굴인식 보안기능을 넣고 있다. 아리랑151 등의 경우에는 화상 분석을 통한 얼굴인식이었는데 평양2425 등 최신 스마트폰의 경우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하며 얼굴인식 기술을 고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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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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