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의 평화적 활용을 위한 남북 교류 협력 방안 토론회’

변학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박사가 2월 4일 경기도와 민주평통자문위원회 경기지역회가 수원 컨벤션센터에서 주최한 ‘과학기술의 평화적 활용을 위한 남북교류협력 방안 토론회’에서 북한 과학기술 정책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북한의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스핀오프(Spin-off)’를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여기서 스핀오프는 군사 분야에 활용되고 있는 가학기술과 자원을 민간부문으로 돌릴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다.

강호제 독일 베를린자유대 공동연구원(Institut für Koreastudien Freie Universität Berlin Affiliated Fellow) 겸 북한과학기술연구센터 소장은 2월 4일 경기도와 민주평통자문위원회 경기지역회가 수원 컨벤션센터에서 주최한 ‘과학기술의 평화적 활용을 위한 남북교류협력 방안 토론회’에서 스핀오프 유도 방안에 대해 소개했다.

강호제 소장은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 2000년대 초중반 6자 회담 당시 북한 비핵화를 위한 기회가 있었지만 이뤄지지 못했고 현재는 비핵화가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강 소장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고도화하고 2017년 핵무력 완성 선언을 한 상황에서 대북 제재로 비핵화를 하기 어려우며 검증도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소장은 “같은 기술이라도 마음먹기 따라서 완전히 달라진다. 북한이 군사에 집중하는 인력, 자원을 민수로 확대하면 군사력을 키우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스핀오프 즉 군수에서 민수로 과학기술의 이전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군사 무기 만드는 것 말고 생활에 기술을 쓸 수 있도록 돌리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강 소장은 우크라이나 비핵화 사례도 소개했다. 그는 “미국이 만든 우크라이나 비핵화 사례가 있다. 핵 관련 설비 등을 다 없앴는데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결국 사람을 다른 영역으로 가도록 하니 핵이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핵무력 완성 선언 후 경제 분야에 총력 집중하고 있다며 과학기술 스핀오프가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장창준 한신대 교수가 2월 4일 수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과학기술의 평화적 활용을 위한 남북교류협력 방안 토론회’에서 북한 비핵화 방안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장창준 한신대 교수도 비핵화를 위한 새로운 해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비핵화는 훨씬 더 어려워졌다. 현실은 1994년에 비해서 2017년에 비해서 훨씬 더 어려워졌다고 인식해야 대책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기술적 비핵화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신뢰에 기반한 정치적 비핵화가 가능할 것”이리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강 소장이 제안한 과학기술의 민수 전환도 해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군통신이 민간으로 넘어오면서 된 것이 인터넷이다. 통조림은 2차 세계대전 때 군이 쓰던 것이 민간으로 온 것이다. (군사 기술의 민간 부문으로 전환은) 모든 나라들의 국가발전 전략이었다”며 “이같은 스핀오프가 북한의 특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북한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다. 지금 시대에 가장 정확한 비핵화 방도 중 하나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변학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박사는 과학기술을 매개로 남북이 협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변 박사는 “북한에서는 과학기술이 만능의 보검이라는 이야길 공공연하게 하고 있다. 과학기술을 매개로 남북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변 박사는 “북한이 안하면 어떻게 하냐는 것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이미2018년에 북한은 남한에 과학기술 교류를 하자고 제안을 했었다. 북한이 적극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변 박사는 남한이 과학기술 협력에 나서지 않으면 북한이 다른 나라와 협력을 모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의 대외협력 파트너가 남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중국, 러시아, 일본, 미국, 싱가포르까지 생각할 수 있다. 북한이 남한과 관계를 우선시 하지만 남한에서 무시하면 북한 입장에서 더 이상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우리도 기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날 행사에서는 박영민 씨트로닉스 기술팀장이 북한의 과학기술과 특허를 통해 본 남북 경제협력의 가능성에 대해 소개했다. 박 팀장은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 등에 출원된 북한 특허 분석 내용을 소개했다. 또 서지보호기(SPD) 제품과 기술, 특허 등을 통해 북한의 기술 현황을 분석했다.

박영민 씨트로닉스 기술팀장(왼쪽부터), 장창준 한신대 교수, 강호제 북한과학기술연구센터 소장, 변학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박사가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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