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SW 원가 계산 고민?...바이트 기반 계산 안 된다
북한도 SW 원가 계산 고민?...바이트 기반 계산 안 된다
  • 강진규 기자
  • 승인 2020.02.24 18: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한 소프트웨어(SW)의 원가를 계산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연구를 통해 SW 원가를 단순히 크기(바이트, 행 등) 기준으로 계산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소프트웨어 계산에서 부분 프로그램과 종합 프로그램이라는 개념도 적용했다.   

2월 24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 과학백과사전출판사가 발행한 ‘경제연구 2019년 2호’에 ‘프로그람(프로그램) 원가계산대상, 단위 및 기간의 설정’이라는 연구 내용이 수록됐다.

이 연구는 "프로그램의 원가계산대상과 계산단위 및 계산기간을 바로 설정하는 것은 프로그램 원가계산 방법을 과학적으로 밝히는데 선차적으로 제기되는 중요한 문제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SW 원가계산에 앞서 계산 대상, 단위, 기관을 정확히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는 "원가계산 대상을 생산과정에 지출된 비용을 프로그램별로 정확히 계산할 수 있게 정해야 한다. 따라서 프로그램의 원가계산으로서는 생산의 모든 단계를 끝 마친 완성된 프로그램들을 설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면서도 원가계산대상으로서 부분 프로그램들도 설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자의 주장은 1달 내 단기간 완성된 프로그램은 원가계산을 그대로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수개월이 걸리는 장기 SW개발 프로젝트의 경우 완성될 때까지 기다린다면 SW개발사가 경영활동, 재정관리를 계획적으로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장기적으로 SW를 개발하는 경우 부분 프로그램으로 원가를 계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여기서 지적한 부분 프로그램이 해당 기간까지 완성된 단계별 SW 개발 공정을 나타내는 것인지 SW 모듈을 나타내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연구자는 "생산의 모든 단계를 끝 마친 프로그램들만을 원가계산 대상으로 설정한다면 생산기간이 1개월 미만인 프로그램들에 대해서는 월말에 원가계산을 진행할 수 있으나 생산기간이 1개월 이상 되는 프로그램들에 대해서는 월말에 원가계산을 진행할 수 없다. 이것은 프로그램생산단위(프로그램 개발회사)의 재정관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북한의 SW개발사들이 월 기준으로 재정관리를 하고 있으며 거기에는 프로그램 개발 실적이 포함되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이 연구는 SW 원가계산 단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연구자는 "프로그램의 원가계산 단위설정과 관련한 여러 가지 견해들이 제기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단위들이 행, 바이트, 건, 개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행, 바이트, 건으로 계산하는 것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연구자는 "우선 행을 원가계산 단위로 하자는 견해는 적합하지 못하다. 행은 프로그램의 총체적인 양적 크기를 표시하지만 프로그램의 원가계산 단위로서는 적합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또 "바이트를 원가계산 단위로 설정하자는 견해도 적합하지 못하다. 바이트라는 단위는 기억용량의 단위로서 생산된 프로그램의 양적크기를 표현하지만 원가계산 단위로서는 적합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건을 원가계산 단위로 하는 것에 대해서도 "건이라는 단위가 사람들 사이에서 굳어진 표현이기는 하지만 과학연구분야에서 계획작성, 총화단계에서 사용하는 단위이지 프로그램의 원가계산 단위로서는 적합하지 못하다"고 밝혔다.

연구자는 "프로그램의 원가계산 단위는 개로서 설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물론 프로그램이 일반 공업생산물처럼 실체를 가지고 있는 유형제품은 아니지만 엄연한 지적제품인 것 만큼 원가계산 단위를 개로서 설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주장했다. 개별적인 프로그램별로 개당 원가를 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가계산 기간에 대해서는 "생산 기간이 1개월 미만인 프로그램인 경우에는 생산이 시작된 날부터 생산이 끝난 날까지를 원가계산 기간으로 해 원가계산을 진행하고, 생산기간이 1개월이상인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부분 프로그램들이 완성되는데 따라 그것들을 조건적인 원가계산 대상으로 해 원가계산을 진행하고 종합 프로그램이 완성되는 시점에서 종합 프로그램의 원가를 계산하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주장했다.

북한 연구자는 SW의 용량 크기가 아니라 개별 단위로 원가계산을 진행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또 1개월 미만에 개발된 프로그램은 개발 일수로 계산을 진행하며 1개월 이상 개발이 진행된 프로그램은 부분 프로그램 별로 계산하고 향후 종합 프로그램이 완성되면 다시 그에 대한 계산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W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지적생산물인 만큼 원가계산이 공산품 처럼 용이하지 않다. SW 개발 기간과 투입 인력, 개발 난이도, 기술 수준 등을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SW 원가를 책정하지만 딱 떨어지는 방식으로 계산하기는 어렵다. 

북한이 이같은 연구를 진행한 것은 SW 원가계산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SW 개발이 늘어나면서 그에 대한 부분을 기업의 경영, 재정관리 등에 반영하는 요구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북한 연구자가 SW 원가계산을 위한 기본적인 원칙을 연구한 만큼 이후 더 고도화 된 SW 원가계산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 독자님들의 뉴스레터 신청(<-여기를 눌러 주세요)이 NK경제에 큰 힘이 됩니다. 많은 신청 부탁드립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