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한드로 까오 데 베노스 조선친선협회 회장

스페인에 거점을 둔 친북 단체 조선친선협회(KFA) 회장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침입 사건이 북한의 김혁철 대미특별대표 정보를 빼내기 위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알레한드로 까오 데 베노스 조선친선협회(KFA 또는 조선우호협회) 회장은 29일 기자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LiNK, 천리마민방위, 자유조선은 모두 미국 CIA에 고용된 사람들이다”라며 “그들은 과거 스페인 대사를 했던 (북미) 협상대표인 김혁철에 관한 정보를 찾을 수 있다고 믿고 이번 사건을 명령받았다”고 주장했다. 알레한드로 회장은 “그들은 실패했다. 거기에는 중요한 정보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2019년 2월 22일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에 괴한들이 침입해 컴퓨터와 USB 등을 가져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배후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다. 최근 스페인 언론은 이번 사건이 자유조선이라는 단체 소행이라고 지적했다.

이후 자유조선이 자신들이 사건을 벌였다고 시인했다. 자유조선은 북한 정권에 반대하는 단체로 과거 천리마민방위라는 명칭을 사용하다가 올해 3월 1일 자유조선으로 개칭하고 김정은 정권에 반대하는 활동을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수년 전부터 북한 정권에 반대하는 입장을 나타내 왔다. 2017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정남이 살해된 후 천리마민방위가 등장해 김정남의 아들인 김한솔을 보호하고 있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3월 26일 자유조선은 자신들이 사건을 벌인 것을 인정하면서도 긴급한 상황이 발생해 대사관에 진입했을 뿐 무기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자유조선은 대사관에서 빼낸 중요한 정보를 미국 FBI에 제공했다고 밝혔다.

3월 29일 자유조선은 입장 발표를 통해 “우리는 자유조선의 도움으로 북한을 탈출해 세계 각국에 있는 동포와 결집한 탈북민의 조직”이라며 “우리는 행동으로 북한 내 혁명 동지들과 함께 김정은 정권을 뿌리 채 흔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알레한드로 회장은 이들이 김혁철 전 대사의 정보를 빼내기 위해 CIA의 사주를 받았다는 것이다. 김혁철 전 대사는 북한의 대미특별대표로 2월 27일, 28일 열린 북미 2차 정상회담 실무 회담을 담당했다. 알레한드로 회장은 미국 CIA가 회담과 관련해 유리한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이번 사건을 일으켰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알레한드로 회장은 이번 침입으로 중요한 정보가 유출되지 않았다고 주장한 반면 자유조선은 중요한 정보를 미국 FBI에 넘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알레한드로 회장의 주장은 단순히 그의 생각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2000년에 만들어진 조선친선협회는 대표적인 해외 친북한 단체로 스페인의 알레한드로 까오 데 베노스 회장이 만들었다. IT 개발자였던 알레한드로 까오 데 베노스 회장은 어린 시절 북한을 방문했던 것을 계기로 북한을 홍보하는 웹사이트와 조선친선협회를 만들어 활동을 하고 있다.

알레한드로 회장은 스페인에 거주하고 있어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주장은 북한대사관 직원들에게 들은 정보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알레한드로 회장은 북한대사관 직원들이 현재 안전한 상태라며 그들과 소통하고 있음을 밝혔다. 북한대사관이 이번 사건을 CIA의 소행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이같은 내용을 북한 본국으로 알렸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이 북미, 남북 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한편 알레한드로 회장은 “(4월 평양 블록체인 컨퍼런스가) 예정대로 개최 된다”며 “50~60명 정도 외국인들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조선친선협회는 2019년 4월 22~23일 이틀 간 평양 과학기술전당에서 ‘평양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컨퍼런스’를 개최한다고 11월 중순 밝힌 바 있다. 다만 협회는 한국, 일본, 이스라엘 국적자와 언론인들은 참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알레한드로 회장은 “보안 때문에 구체적인 참석자들을 설명하기 어려운 점을 양해해 달라”며 “참석자들의 상당수는 블록체인,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들이다”라고 설명했다. 알레한드로 회장에 따르면 북한은 최신 블록체인, 암호화폐 동향을 파악하고 협력을 도모하기 위해 조선친선협회와 블록체인 행사를 개최하려는 것이다. 

조선친선협회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이슈를 계속 가져갈 것으로 알려졌다. 알레한드로 회장은 “우리는 이번 행사에 관한 많은 관심과 수요를 확인했다”며 “가까운 장래에 두 번째 컨퍼런스를 더 큰 규모로 개최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반북한 활동을 하는 자유조선 역시 블록체인과 암호화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자유조선은 블록체인 비자를 발생하며 113개의 이더리움(약 1700만 원)을 모금했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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