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금법 개정안 국회 통과...중소 암호화폐 거래소 퇴출 가능성
특금법 개정안 국회 통과...중소 암호화폐 거래소 퇴출 가능성
  • 강진규 기자
  • 승인 2020.03.05 1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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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 FIU 홈페이지 모습

가상자산(암호화폐)의 정의와 규제에 관한 내용을 담은 특정금융정보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특금법 개정안은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신고를 하도록 하고 있지만 금융회사의 사업자에 대한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발급이 필수 조건이다. 현재 이 조건을 충족하고 있는 것은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 4곳뿐이며 다른 거래소들이 추가로 입출금계정을 발급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따라 일부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만 살아남고 중소 거래소들이 신고를 하지 못해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3월 5일 가상자산 관련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특금법 개정안은 가상자산 사업자에 대해 자금세탁행위 방지를 위한 의무를 부과하고, 금융회사가 가상자산 사업자와 금융거래를 수행할 때 준수해야 하는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금융위는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국제기준과의 정합성이 제고되는 한편 가상자산 거래의 투명성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암호화폐 열기가 뜨거웠던 2018년 1월 23일 가상자산 관련 금융부문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금융회사가 가상자산 관련 금융거래를 수행할 때 준수해야 할 가이드라인을 제정했고 이로 인해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을 제외한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은행으로부터 고객들의 개별 입출금계정을 확보할 수 없게 됐다. 이로 인해 암호화폐 거래는 위축됐었다.

암호화폐 관련 제도화에 대한 의견이 나왔지만 금융위원회는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며 이를 거부했다. 

그러던 중 FATF(국제 자금세탁방지기구)의 활동이 변수가 됐다. FATF는 2018년 10월 암호화폐와 관련된 국제기준을 채택했고 각국의 자금세탁방지 관련 국제기준 이행을 촉구했다. 2019년 6월에는 주석서도 채택했다.

FATF의 요구에 금융위는 더 이상 암호화폐에 대한 무시 전략을 쓸 수 없었다. 이 과정에서 가상자산 관련 자금세탁방지를 위한 복수의 법안이 발의돼 국회에서 논의됐으며 정무위원회 대안이 의결됐다. 그리고 3월 5일 본회의를 통과한 것이다. 개정안은 공포 후 1년이 경과된 시점에 시행될 예정이다.

금융위 금융정보분석원(FIU)은 개정안이 원활히 시행될 수 있도록 시행령 등 하위 법규를 마련하고 개정안 이행을 위한 준비할 예정이다.

중소 암호화폐 거래소 특금법 규정 맞출 수 있을까?

이번 특금법 개정으로 암호화폐와 암호화폐 사업자가 법에 명시됐다. 이는 제도권에서 암호화폐를 인정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특금법 개정 내용을 보면 암호화폐 업체들의 부담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소 암호화폐 거래소, 기업 등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정안은 가상자산 사업자가 준수해야 할 자금세탁방지 의무와 금융 회사가 가상자산 사업자와 거래 시 준수해야 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사업자의 의무로는 FIU에 대한 신고의무, 기본적 자금세탁방지의무(고객확인, 의심거래보고 등), 추가적인 의무(이용자별 거래내역 분리)가 부과된다.

FIU에 신고를 하지 않은 곳은 불법 거래소가 된다. 그런데 신고 요건을 보면 금융회사의 사업자에 대한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발급, 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ISMS), 대표자가 범죄경력이 없을 것 등이 있다.

2018년 정부의 조치로 금융회사들은 암호화폐 거래소와 신규 거래를 꺼리고 있다. 이미 계약을 맺었던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을 제외한 업체들은 고객 개별로 입출금 가상계좌를 발급받을 수 없었다. 이에 많은 거래소들이 법인계좌로 고객의 돈을 입금을 받는 방식으로 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이 방식은 속칭 벌집계좌로 불리는데 문제점이 있다. 가령 랜섬웨어, 보이스피싱 등 범죄관련 자금이 거래소 법인계좌로 입금이 되면 계좌가 동결될 수 있다. 그러면 해당 거래소 고객들의 모든 입출금이 중지되는 것이다. 또 이같은 관리 방식은 금융거래에서 오류가 발생할 확률도 높인다.

이번 특금법 개정으로 은행들이 거래소들과 신규 거래를 할 수도 있지만 만약 지금처럼 거래를 하지 않을 경우 4개 거래소를 제외한 모든 거래소가 FIU에 신고를 못할 수도 있다. 은행들의 신규 거래 여부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의 뜻에 달렸다. 문제는 금융당국 관계자들이 여전히 암호화폐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기존의 금융당국의 방침이 바뀔지 여부는 미지수다.   

또 특금법은 사업자와 거래하는 금융회사의 의무로 고객인 사업자의 기본 사항 확인(대표자, 거래목적 등), 사업자의 신고수리 여부 및 예치금 분리보관 등을 확인하고, 사업자가 FIU에 미신고하거나 자금세탁 위험이 특별히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 등에는 금융거래를 의무적으로 거절(종료)하도록 하고 있다.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암호화폐 거래소와 거래를 많이 할수록 부담이 되는 조항이다. 이 조항은 은행 등 금융회사 입장이 크게 반영돼 거래소와 거래를 은행이 일방적으로 종료할 수도 있다. 그러면 신고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자동으로 거래소는 불법 거래소가 되는 것이다.

의심거래보고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 등도 중소 암호화폐 거래소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특금법 개정으로 상위 암호화폐 거래소와 중소형 암호화폐 거래소들 사이에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금법이 준비되고 시행되는 1~2년 사이에 상당수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정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특금법 개정안은 사실상 금융당국이 암호화폐 거래소의 명줄을 쥐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에는 금융당국의 통제를 받지 않고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설립되고 활동했다. 그러나 이제는 금융위에 신고를 해야 하고 금융위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은행에 거래를 중지할 것으로 요청하면 퇴출도 될 수 있다. 앞으로 금융당국이 암호화폐 거래소와 기업들을 어떻게 통제하려고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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