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향 국회 입법조사처 과학방송통신팀장이 23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IITP Tech & Future Insight 4IR' 겨울 콘서트에서 남북 IT 협력 방안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남북 화해 협력 분위기로 남북 IT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과거와 같은 단순 하청이나 대기업 주도 방식의 남북 IT 협력을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변화된 북한의 상황에 맞춰 남북이 함께 만족할 수 있는 협력 방안이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은 23일 ‘한반도 ICT 새로운 지도를 그리다’을 주제로 'IITP Tech & Future Insight 4IR' 겨울 콘서트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 북한, IT 전문가들은 남북 IT협력 방안에 대한 제언을 했다. 북한의 모바일 분야와 과학기술 법과 정책을 연구해 온 김유향 국회 입법조사처 과학방송통신팀장은 “IT생태계가 변화한 상황에 맞춰서 남북 협력이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과거에 한국이 북한 IT 인력을 어떻게 활용할지 생각을 했다면 이제는 그런 방식은 안 된다”며 “북한의 우수함과 우리의 우수함이 만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으로 남북 IT 협력이 이뤄질 때 과거처럼 한국 기업이 단순히 북한 기업이나 개발자들을 활용해 IT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남한과 북한이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김 팀장은 강조했다.

그는 “그런 측면에서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대기업의 역할을 기대했는데 앞으로는 중소기업 중심의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며 “북한 대학이나 연구기관 그리고 거기에서 일하는 인재들이 스타트업을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과학기술 분야를 수 십년 간 분석해 온 최현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정책기획본부장도 북한의 변화를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과학기술 국가라고 이야길 하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북한은 2011년 우리보다 조금 빠르게 새 세기 산업혁명을 이야기했다. 과학교육을 강조하면서 과학으로 비약하자고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최 본부장은 “북한이 전국적인 프로그램 경진대회를 개최하다가 성과전시회로 전환했다. 이는 기술 개발을 넘어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며 또 성과를 내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전력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소규모 소프트웨어(SW), 시스템 개발을 넘어 대규모 시스템으로 발전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현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정책기획본부장이 23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IITP Tech & Future Insight 4IR' 겨울 콘서트에서 남북 IT 협력 방안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특히 최 본부장은 북한의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을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인공지능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얼굴인식, 음성인식, 번역 등 다양한 분야에 인공지능을 적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본부장은 “최근 북한 보도를 보면 김일성종합대학이 얼굴인식과 음성인식 인공지능에서 1등을 했다고 한다. 김책공업종합대학과 평양정보기술국 등의 인공지능 개발 사례도 보도됐다”며 “흥미로운 점은 최근 노동신문에 인공지능 남용에 대해 우려하는 기사가 게재됐다는 점이다. 북한이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면서도 우려를 하고 있는 것이다. 신기술 적용과 도입에 대해 북한도 나름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 본부장은 “북한의 IT기술이 아주 뛰어나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것을 만든 인력의 실력은 인정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최 본부장은 북한의 최신 동향과 변화, 인재 현황 등에 맞춰 남북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IT 협력 방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날 행사에는 조영화 성균관대 석좌교수, 김철완 ICT폴리텍대 학장, 조현정 비트컴퓨터 회장, 조봉현 IBK 경제연구소 부소장 등 전문가들이 남북 IT 교류 협력의 경험을 소개하고 향후 나아갈 방향에 대해 제언했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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