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에서 울려퍼진 '시진핑 진압지시 규탄' 목소리
명동에서 울려퍼진 '시진핑 진압지시 규탄' 목소리
  • 강진규 기자
  • 승인 2019.11.23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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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장소 중 하나인 서울 명동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홍콩 시위 폭력진압을 규탄하는 구호가 울려퍼졌다.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은 11월 23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명동 중국 대사관 인근까지 행진했다.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은 홍콩 시위 폭력진압에 반대하는 국내 대학생, 청년들이 결정한 단체다. 이번 행사에는 2019 서울대학교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 관악 사회대 학생회, 국가폭력에 저항하는 아시아 공동행동,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다이얼로그차이나 한국대표부, 대학·청년성소수자모임연대 QUV, 디어스누, 서울대 녹색당, 서울대학교 인문대 학생회, 정의당 서울대 학생위원회, 정의당 서울시당 학생위원회, 정의당 청년당원모임 모멘텀, 한국외대 사회과학대학 학생회, 홍콩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시민 모임,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 DGIST 융복합대학 총학생회 등이 참여했다.

이번 집회와 행진은 서울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 각 대학에서 학생들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대자보를 붙인 후 이에 일부 중국인 유학생들이 반발하며 충돌하고 있는 상황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에는 200~300여명의 학생,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정의당과 노동당 등의 관계자들이 집회 지원을 위해 참가하기도 했다. 

대학생들은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중국인 유학생의 입장을 대독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주최측에 따르면 해당 중국인 유학생은 "모든 중국인 학생이 홍콩 시위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시위를 지지하는 학생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로 인해 중국인 학생들 사이에 갈등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 학생은 홍콩의 모습이 미래의 중국의 모습이 될 수 있다며 홍콩과 중국 학생, 시민들이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20여분 집회를 한 후 서울 시청을 출발해 을지로 방면으로 행진했다.

중국인 유학생, 관광객 등과 충돌을 우려한 경찰이 시위대 주변에 배치돼 삼엄한 경계를 펼쳤다.

서울 시민, 관광객들은 시위대의 모습을 신기한 듯 지켜봤다.

시위대는 '총알은 신념을 뚫지 못한다', 'Fight for freedom, stand with Hong Kong', '국가폭력 규탄한다 인권침해 중단하라', '시진핑 진압지시 규탄한다', '홍콩 항쟁 지지한다', '5대 요구 수용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학생들은 홍콩 시민들과 함께 한다는 의미에서 검은 복장에 마스크를 쓰고 집회에 참석했다. 

학생들은 명동 방면으로 행진하며 관광객, 시민들에게 관심을 촉구했다. 

일부 시민, 관광객들은 구호를 함께 외치며 시위대를 지지하기도 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신기한 듯 시위대를 보는 듯 했다. 

시위대는 명동 중국 대사관 인근 서울중앙우체국 앞까지 행진한 후 집회를 개최했다. 한국 경찰은 중국 대사관 입구와 길목마다 배치돼 경계를 펼쳤다.

시위에 참가한 학생들은 중국 정부와 홍콩 경찰을 규탄했다. 

시위에 참가한 A학생은 "중국 정부와 일부 언론들이 홍콩 시위대의 폭력을 부각시키고 독립을 요구한다고 주장한다. 홍콩 시위대와 시위대를 지지하는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독립이 아니다"라며 "이번 홍콩 시위는 시민들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는 송환법에 반대해 시작됐다. 지금 시위대가 원하는 것은 독립이 아니라 폭력진압에 대한 독립적 조사,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한 것을 철회할 것, 홍콩 행정 장관 직선제 등이다. 이것은 시민들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당연한 요구"라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홍콩 시위가 내정간섭이나 독립 문제가 아니라 자유, 인권 문제로 국제적 연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B학생은 "홍콩 시위 폭력 진압의 배후에는 시진핑 주석과 중국 공산당이 있다. 시진핑 주석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규탄한다"며 "해외 주요 국가들은 물론 유엔도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위대는 중국 대사관 인근에서 시진핑 주석과 공산당을 규탄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한국 대학생들이 시진핑을 규탄한다고 중국 대사관 앞에서 외친 것은 이례적이었다. 이것은 최근 주한중국대사관이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 훼손에 대해 중국인 유학생들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날 집회에서 학생들은 중국 대사관의 최근 발언에 대해 비판했다.

미국의 대응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한 학생은 "미국 의회에서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법안이 통과된 것이 다행"이라고 한 반면 다른 학생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아니었으면 홍콩이 14분만에 없어 졌을 것이라고 했는데 그가 홍콩을 위해 한 것이 무엇이냐"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판했다.

학생들은 한국 정부가 관심을 가져줄 것을 촉구했다.

C청년은 "1980년 5월 광주의 실상을 해외에 알렸던 외신기자들이 있었고 국제 사회의 관심이 있었다"며 "우리도 광주의 실상을 알렸던 외신기자들 처럼 홍콩의 상황을 알리고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학생은 5.18 민주화 운동 참가자들이 우리를 기억해달라고 했던 것처럼 홍콩 시위대도 국제 사회의 관심을 바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레넌벽 철거와 관련해 대학들의 행태를 비판하기도 했다.

D학생은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레넌벽에 반대 의견이 있으면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토론하면 된다"며 "그런데 침묵을 강요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학에서는 토론을 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철거하겠다고 한다"며 비판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주최측과 학생들은 얼굴과 신상이 알려지는 것을 우려했다. 홍콩인 학생들뿐 아니라 한국인 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한 학생은 "마스크를 쓰고 집회에서 마이크를 잡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일부 중국인 유학생들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대학생들을 공격하고 인터넷에 사진을 올리고 모욕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최측은 시위를 취재하는 기자들에게 얼굴과 신상이 알려지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NK경제는 사진에서 시위 참가자들의 얼굴을 모두 모자이크 했으며 발언 역시 익명으로 처리했다.

중국대사관 인근 집회 때는 경찰과 시위대가 마이크 스피커 소리를 줄이는 것을 놓고 실랑이라는 벌이는 헤프닝도 있었다. 일부 경찰이 볼륨을 낮출 것을 요구했지만 시위대 관계자는 집회 때 일반적인 음향이라고 반발했기 때문이다. 

중국대사관 앞에 직접 가본 결과 시위대의 구호가 중국대사관 정문 앞까지 들렸다. 하지만 가게 노래들과 관광객들의 소리 때문에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중국대사관 주변에 관광객들은 평소처럼 관광을 하며 거리를 오고 가고 있었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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