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취재5] 홍콩 시위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다
[홍콩 취재5] 홍콩 시위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다
  • 강진규 기자
  • 승인 2019.10.12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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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후 일국양제(一國兩制)가 시행됐다. 하지만 22년만인 2019년 중국과 홍콩의 관계는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홍콩 정부가 올해 4월 3일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을 추진하면서 이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시위에 나섰다. 송환법이 홍콩 시민들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시위로 입법회 건물 점거 사태가 발생하는 등 시위가 격화되면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송환법 철회를 발표했다.

하지만 홍콩 시민들이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 홍콩 반환 이후 경제적, 사회적 불만이 누적돼 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영국 등이 홍콩 시위 사태에 주목하면서 중국 정부와 갈등도 불거지고 있다. 급기야 최근에는 홍콩 정부가 복면금지법을 시행하고 경찰이 시위 중인 시민에게 발포하면서 다시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이에 NK경제는 홍콩 상황과 시위 현장 취재에 나섰다. [알립니다] 홍콩으로 취재를 갑니다 

10월 11일 홍콩 센트럴역 시위

10월 11일 오후 1시경 홍콩 센트럴역에서 시위가 열린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앞서 10월 10일 홍콩 정부는 시위와 관련해 2379명을 체포했으며 이중 750명이 18세 미만 미성년자라고 발표했다. 홍콩 정부는 미래가 창창한 청년들이 잘못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완곡한 협박이었다.

그럼에도 10월 10일 저녁 침사추이 경찰서 앞에는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홍콩 르포] 홍콩 시위 현장에 가다 하지만 시민들의 얼굴에는 공포가 드리워져 있었고 참가 인원도 100여명 정도로 소수였다.

홍콩 정부의 경고에도 또 다시 시위가 열린 것이다. 센트럴역으로 향하면서도 어느 정도 사람들이 모였을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 

센트럴역에서 출입구로 나오자 시민들이 행렬을 볼 수 있었다. 어디선가 시민들이 계속 합류하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시민들이 행진을 했다. 최소 수백명 이상의 인파였다.

 

시위대는 주최측이 준비한 검은 천을 들고 나아갔다. 시위 소식이 알려진 후 불과 몇 십분 만에 수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이다.

신속하게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인지 주변에 경찰은 없었다. 다만 각 건물의 보안요원들이 건물 문앞을 지키고 지하철역 관계자들이 시위대를 걱정스러운 듯 바라봤다. 10월초 시위에서 낙서와 파괴 등이 있었던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행진에 참가한 사람들은 학생, 시민, 직장인 등이었다.

 

회사에서 근무를 하다가 바로 나온 듯 한 직장인들의 모습도 보였다. 점심 시간을 이용해 시위에 참가한 사람들도 있는 듯 했다. 이들은 복면시위 금지법에 저항하는 의무로 모두 마스크를 썼다.  

이날 행진에 폭력은 없었다. 오히려 질서를 지키고 서로를 배려하고 자리를 양보하는 모습도 보였다.

시민들은 센트럴역 앞 광장에 집결한 후 준비한 검은 천을 펼치고 구호를 외쳤다. 이들이 외친 구호는 홍콩의 자유를 주창하고 경찰을 규탄하는 내용이었다.

소식을 듣고 취재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시민들은 취재진의 사진 촬영 요구에 대부분 우호적으로 응해줬다. 

단체로 구호를 외친 시민들은 빠르게 해산했다. 경찰이 와서 검거, 진압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시민들은 마스크를 벗고 광장 벤치에서 쉬거나 샌드위치를 먹기도 했다. 누가 일반 시민인지 시위 참가자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직장인들은 마스크를 벗고 회사로 돌아갔다.

홍콩 경찰의 체포와 강경진압에 대응해 시민들의 시위 참여 방식도 진화하는 것처럼 보였다.

잠깐의 시위였지만 홍콩 시민들은 많은 것을 보여줬다. 홍콩 정부의 체포 협박에도 시위를 계속하겠다는 의지였다. 또 홍콩 경찰이 시위 참가자 2400여명을 체포했다고 하지만 아직 시위에 함께 하는 시민들이 많다는 것도 보여줬다. 특히 수백 명이 빠르게 집결하고 흩어지는 모습에서 조직력도 과시했다.

아직 홍콩 시민들이 뜻을 굽히지 않았으며 언제든 다시 시위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준 것이다.  

한편 10월 11일 홍콩은 긴장에 빠져들었다. 홍콩 중문대학교 여대생이 시위로 경찰에 체포됐을 때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한 것이다. 이 소식을 홍콩 주요 언론들이 비중있게 보도했다. 여기에 15세 소녀의 변사체가 발견된 사건이 기름을 부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홍콩 경찰이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해명에 나섰다. 홍콩 방송들인 기자간담회를 생방송으로 중계했다.

홍콩 경찰은 여성 경찰 간부를 내세워 해명에 나섰다. 두 사건에 대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경찰을 보는 시민들의 의혹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홍콩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10월 11일 밤 11시 15세 소녀를 추모하는 집회가 열렸다. 집회에는 500여명이 시민들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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