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항상 NK경제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NK경제의 취재와 관련된 내용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저 NK경제 강진규 기자는 2019년 10월 9일 아침 인천공항에서 홍콩으로 출발할 예정입니다. 최근 홍콩 시위를 취재하기 위해서 입니다. 

1960년 4월 19일, 1980년 5월 18일, 1987년 6월 10일 현장에는 기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이 있었기에 사람들은 어둠 속에서 아침을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분들 만큼 용기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또 능력있는 사람도 아닙니다. 소심하고 능력 없는 기자 중 한 명일 뿐입니다.

다만 진실을 알고 싶습니다. 홍콩이 마비된 것인지, 정말 강경 진압이 이뤄지고 학생들을 향해 발포하고 있는지, 시위대가 폭력 시위를 하는 것인지, 무엇이 사실인지 확인하고 싶습니다. 

이번 취재는 즉흥적으로 이뤄진 것은 아닙니다.

저는 이전부터 홍콩 시위 현지 취재를 위해 고민을 했고 그 기준을 계엄령 선포, 시민에 대한 발포 등 상황이 악화되는 경우로 정했습니다.

그런데 기준을 넘어섰다고 판단을 하고 지난주 현지 취재 준비, 항공편 예약, 숙박 예약, 보험 가입 등 조치를 진행했습니다. 관련된 모든 비용은 사비로 한 것입니다. 출장과 관련해 어떤 일이 발생해도 스스로 책임질 것입니다.

현재 홍콩에 가서 취재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솔직히 글을 쓰는 저 역시 두렵고 떨리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직업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의사가 피를 무서워 한다면 의사를 해서는 안 됩니다. 소방관이 불을 무서워하고 경찰이 강도를 무서워 한다면 그 일을 해서는 안 됩니다.

마찬가지로 기자가 현장을 두려워 한다면 기자를 하면 안 됩니다. 기자라는 직업을 선택한 순간 이같은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숙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는 사건 현장에도, 지진 현장에도, 전쟁터에도 취재를 위해 가야 합니다. 

물론 모든 기자가 위험을 무릅 쓸 수는 없으며 그렇게 해서도 안 됩니다. 누군가는 가정을 지켜야 하고 누군가는 회사를 지켜야 합니다. 또 누군가는 부동산을 취재하고 누군가는 금융을 취재하고 맡은 영역에서 취재를 해야 합니다. 묵묵히 그렇게 일하는 모두가 이 사회의 영웅입니다.

그런데 또 누군가는 다른 길을 가야 할 것입니다. 저는 걱정할 것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아이가 있는 것도 아니고 결혼을 한 것도 아닙니다.

선후배들이 왜 저보고 소개팅을 하지 않는지, 연애를 하지 않는지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저는 위험한 길을 가고 있고 또 앞으로도 가야할 것입니다. 제가 가는 길에서 누군가에게 이별이나 상처를 주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렇기에 마음의 문을 닫은 것입니다.

또 저는 돈을 많이 벌거나 유명 언론사 기자가 되려는 명예욕도 없습니다. 때문에 지금과 같은 취재에는 최적화가 돼 있다고 생각됩니다.  

언젠가 NK경제가 뭐하는 듭보잡 매체냐는 이야길 들은 적이 있습니다. 또 IT, 과학, 금융 취재한 기자가 제대로 취재를 할 수 있냐는 소리를 듣기도 했습니다.

저는 사람들에게 비난 받고 무시당하는 것에 신경쓰지 않으며 전혀 부끄럽지 않습니다. 

제가 진정 두려운 것은 제 스스로 부끄러운 기자가 되는 것입니다. 제가 스스로 생각하는 기자의 길이 무엇인지 고민 끝에 취재를 가는 것입니다.

홍콩에 취재를 가는 것이 위험하다고 많은 독자분들이 걱정할 것입니다. 제가 기자 생활을 하면서 아마도 가장 어려운 취재 일정 중 하나일 것 같습니다. 현장에 가서 얼마나 취재가 가능할지 알 수 없습니다.

어쩌면 홍콩 공항에서 다시 돌아와야할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호텔에서 나오지도 못 할지 수도 있습니다. 

섣불리 독자님들에게 어떤 기사 보여드리겠다고 약속을 드리기 어렵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최선을 다하는 것 뿐입니다. 그리고 설령 실패하더라도 저의 실패가 누군가에게는 교훈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출장을 계기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NK경제는 앞으로도 위험하고 어려운 취재의 경우 선배들을 먼저 보낼 것입니다. NK경제는 국장이, 부장이, 팀장이, 선임기자가 먼저 앞장서 나가고 후배들이 그 뒤를 따르며 배울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글을 읽고 누군가는 말할지도 모릅니다. 

니가 홍콩에 간다고 세상이 바뀌냐고? 아니면 한국 언론이 바뀌냐고? 그건 저도 알지 못합니다. 아마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아직 부조리한 세상과 싸우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저는 천성이 겁이 많습니다. 때문에 알아서 안전에 더 많은 신경을 씁니다.

독자님들께서 너무 걱정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강진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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