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관계 진전에 제동거는 세력들의 음모"

미국 정부의 북한 해킹 조직 히든코브라에 대한 경고

미국 정부가 북한의 해킹 위협을 경고한 것과 관련해 북한이 모략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남북, 미북 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지만 사이버공간에서의 갈등은 여전한 상황이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우리민족끼리는 2일 미국이 국토안보성, 재무성, 연방수사국(FBI) 등을 내세워 국제 금융업체들에 대한 북한의 해킹 행위가 어느 때 보다 활발해지고 있다고 하면서 북한에 대한 공동경보를 발령하는 놀음을 벌이고 있다고 14일 주장했다.

2일(현지시간) 미국 국토안보부와 FBI 등은 북한 해킹 조직 히든코브라 활동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미국 기관들이 분석한 결과 북한 해킹 조직이 현금인출기(ATM) 등을 겨냥한 악성코드를 유포하며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북한이 한국, 미국과 대화하는 것과 별개로 사이버공간에서는 계속 적대적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북한은 이에 대해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우리민족끼리는 미국 정부기관들이 주장하는 내용을 보면 국제금융업체들의 자동현금인출기들에 사용된 악성코드와 침해지표를 확인한 결과 북한의 해킹 조직들이 은행들의 소매결제체계를 감염시킨 후 현금을 빼돌렸으며 그 액수는 지난해에만도 2억1000만 달러가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민족끼리는 미국이 북한의 해킹 조직들이 숙달된 같은 수법으로 미국, 베트남, 방글라데시 등 11개 국가의 16개 은행들을 대상으로 자금을 빼돌려 세계금융계에 혼란을 조성하고 부족한 외화를 충당하고 있다고 주장한다고 덧붙였다.

또 미국 재무성과 사법성이 북한 국적자가 세계적인 사이버해킹의 주모자라고 주장하며 북한 개인 1명과 회사 1개를 미국의 독자제재 대상으로 지정하고 기소했다고도 지적했다.

미국이 기소한 북한 해커 박진혁

북한은 이런 미국의 주장에 대해 “그야말로 또 하나의 유치하고 비열한 모략광대극이 아닐 수  없다”며 “어디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무작정 북한을 걸고들며 반공화국 대결 소동에 악용하는 것은 미국의 상투적 수법이며 고질적 악습”이라고 비난했다.

우리민족끼리는 “미국의 이번 망동은 북한의 영상에 먹칠하고 대북 제재압박 공간을 확대하며 미북 관계의 진전에 제동을 걸려는 불순세력들의 음모가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아무리 해킹을 운운하며 북한을 모해하려고 해도 그런 서푼짜리 날조설이 오늘의 밝은 세상에서 절대로 통할 수 없다”며 “미국은 부질없는 반공화국 모략소동으로 얻을 것이란 국제적 망신과 쓰디쓴 참패밖에 없다는 것을 명심하고 유치한 광대놀음을 걷어치워야 한다”고 비난했다.

북한은 비난을 했지만 구체적으로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흥미로운 점은 북한의 주장에 약간의 변화가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미국이 기소한 북한 해커 '박진혁'에 대해 존재 자체를 부인했다. 그런데 우리민족끼리는 ‘우리 공화국의 개인 1명’을 기소했다며 그런 사람이 존재는 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나타냈다. 

또 ‘미북 관계의 진전에 제동을 걸려는 불순세력들의 음모’라고 한 점도 특이하다. 미국 정부 전체를 비난한 것이 아니라 북한과 미국이 관계 진전 논의를 하는 상황에서 이에 반대하는 일부 세력이 자신들을 음해하고 있다고 한 것이다. 북한은 미국을 비난하면서도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준비되고 있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관계 개선 논의의 판을 깰 생각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이버공간의 갈등이 다른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사이버공간에서의 남북, 북미 간 신뢰를 회복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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