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며칠 사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변과 관련된 각종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말 그대로 우후죽순처럼 소문이 퍼지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수술을 받았다는 내용부터 이미 사망했다는 루머, 뇌사상태라는 소문도 등장했다.

일부 국내외 언론 보도가 이런 소문에 불을 지폈다. 어떤 정보를 전달하거나 관측을 이야기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가짜 찌라시들이 독버섯처럼 퍼지고 있다는 점이다.

CNN에서 보도도 하지 않았는데 CNN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사망했다는 뉴스가 나왔다고 찌라시가 돌았다.

또 미국 법무부 장관이 트위터에 김정은 위원장 사망 소식을 올렸다는 찌라시도 있었다. 미국 법무부 장관 트위터에는 그런 내용이 없었다. 즉 가짜였다.

한국 정부에서 김 위원장이 뇌수술을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거나 사망 사실을 알고 있다는 찌라시도 있었다. 정부는 특이 사항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CNN, 정부, 미국 법무부 장관 등을 사칭한 이같은 내용은 완전히 사기라고 할 수 있다.

언론사에서 기사를 작성하다가 오보가 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것은 정보도 뉴스도 아니다.

출처를 사칭하는 것부터가 바로 사기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런 소식들은 특히 여의도 증권가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짜라시가 돌 때마다 증시가 출렁거리고 관련 업체 주식이 언급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주식 작전 세력이 이같은 장난을 치고 있다고 보기도 한다. 찌라시를 퍼트려 주가를 조정하고 이익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CNN, 정부 등을 사칭한 찌라시가 퍼지면서 사회적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진짜 정보와 가짜 찌라시가 혼재되면서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가짜 찌라시 때문에 사회적 혼란과 비용이 발생하는 것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이런 내용이 퍼지는 것을 보면서 필자는 얼마나 이 정부가 우스웠으면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범죄자들이 정부를 사칭할까? 또 외국 정부 관료를 사칭할까? 그리고 이같은 내용을 1건도 아니고 여러 건을 계속 퍼트릴 수 있을까?

현재 한국에 정부가 있는지 묻고 싶다. 경찰, 검찰의 역할이 무엇인가? 바로 이런 사기꾼들을 잡는 것이다.

이런 찌라시는 사회적 혼란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외교적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북한 최고지도자를 모욕하는 찌라시는 남북 관계에 파탄을 가져올 수도 있다.

또 직접적으로 찌라시로 인해 증시가 출렁이면서 금전적 피해를 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런 심각한 범죄 행위가 며칠 동안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범죄자들이 정부와 수사당국을 허수아비로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찌라시가 퍼지고 자신들이 활개치는 상황을 즐기면서 웃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시간에도 또 다른 찌라시를 쓰고 있을지 모른다.

내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사칭한 찌라시가 등장하고 일본 정부, 영국 정부를 사칭한 찌라시가 나오지 말라는 법이 있을까?

정부나 CNN 등을 사칭하는 찌라시가 증권가에 등장했을 때 바로 수사를 하고 범죄자들을 찾아냈다면 이런 혼란은 없었을 것이다.

국가정보원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과거 국정원은 북한 관련 자료를 봤다거나 북한 그림, 글 등을 인터넷에 올렸다며 그런 것까지 국가 안보를 침해한다고 조사한 바 있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궁금증 때문에 북한 자료를 보는 것과 사회적 혼란을 초래하고 외교 관계 파탄을 가져올 수 있는 유언비어를 유포하는 것 중 어느 것이 국가 안전을 침해하는 것일까?

진짜 국가의 안보를 위협하는 것이 무엇인가? 정치적 논란을 쫓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 위험을 막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닌가?

또 정보당국이라면 북한 주요 인물 관련 찌라시가 도는 것을 조사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정보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누가 찌라시를 만들었는지 찾아서 진위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국정원의 역할이다. 

찌라시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경찰도 검찰도 국정원도 보이지가 않는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것은 표현의 자유 문제가 아니다. 정부, CNN 등을 사칭한 순간 사회 혼란을 초래하는 범죄다.  

누구나 일하기 싫어 한다. 일하기 싫으면 집에 가면 된다. 일하기 싫은 공무원들은 집에 가라고 권유하고 싶다. 그 자리에서 열심히 일 할 사람들은 많다. 이 기회에 청년 실업을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앉아서 눈만 껌벅 거리고 싶다면 사표를 내고 집에 가서 하루 종일 그렇게 하시라.

찌라시가 확인되면 일단 출처를 확인하면 된다. CNN발로 나오면 CNN에서 그런 보도를 했는지 찾아보면 된다. 만약 보도가 없으면 가짜 찌라시다. 찌라시가 유포된 곳부터 확인하면 된다. 그렇게 출처를 확인하다보면 용의자들이 선별될 것이다. 증거가 필요하면 짜리시가 퍼진 메신저 개발 업체에 문의를 해라. 또 인터넷 사이트에 가짜 정보가 올라갔다면 누가 그걸 올렸는지 IP추적을 하면 된다. 이렇게 방법은 다 있다. 안 할 뿐이다.

이글을 보고 담당자들이 분노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얼마나 답답하면 이런 글을 쓰겠는가.

하물며 일반 기업을 사칭해서 사기를 쳐도 큰 문제가 된다.

그런데 정부를 사칭해서 그것도 북한과 관련된 가짜 찌라시는 작성해 퍼트리고 있는데 가만히 있는 것이 한심할 따름이다.

어쩌면 찌라시 유포범들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항변할 수도 있다. 세상살이는 실전이다. 노력하는 것은 소용이 없다. 모든 사람이 노력을 한다. 

결과를 보여줘야 존재 가치를 증명할 수 있다. 이런 글에 분노한다면 또 억울하다면 당장 범인을 잡고 강력히 처벌하는 결과를 보여주길 바란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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