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칼럼] 통일을 원한다면 아집부터 버려라
[도발칼럼] 통일을 원한다면 아집부터 버려라
  • 강진규 기자
  • 승인 2020.05.17 19: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필자는 기자라는 직업의 특성상 많은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보고서, 논문, 기고, 주장 등을 접한다. 그런데 가끔 남북 협력과 관련해 일방적인 주장을 들을 때가 있다. 

남북 관계에 관한 일방적인 주장은 북한에 반대하는 사람들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남북 협력을 주장하는 사람들 중 일방적인 시각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한마디로 그들이 생각하는 남북 협력은 북한의 것을 무시, 삭제하고 남한의 것을 북한에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그 이면에는 북한을 은근히 무시하는 시선이 담겨있다.

그들은 겉으로는 남과 북이 협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화해 협력을 하자고 한다. 하지만 실제 주장은 북한이 낙후되고 부족한 것이 많으니 남한의 주도로 또 남한이 원하는 방식으로 협력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런 주장을 들으면 답답함이 밀려온다. 사람들은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한다. 필자 역시 마찬가지다. 그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모두가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한다면 협력은 어려워진다. 더구나 통일과 같은 결합은 더욱 어려울 것이다.

결혼을 했거나 결혼 준비를 해본 사람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결혼을 하려고 할 때 결혼하는 당사자들은 물론 양쪽 집안의 갈등이 불거진다.

수십 년 동안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결혼을 하고 가족 구성원을 맞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시아버지와 시어머니는 자기 아들이 세상에서 가장 잘 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아들과 결혼할 사람은 이상해 보이고 탐탁치 않다. 더구나 아들이 결혼할 배우자의 집안은 이상함을 넘어 외계인으로 느껴질 것이다.

상대쪽 집안도 똑같다. 장인, 장모는 귀하게 키운 자식을 도둑놈에게 뺏기는 것만 같다. 도둑놈 뿐 아니라 그 부모와 집안도 괴이하게 여겨질 것이다.

결혼을 준비하다보면 결혼식장, 결혼방식, 주례사는 물론 혼수와 예물은 어떻게 할 것인지를 놓고 다투게 된다. 또 신혼 부부가 살 집이 양가 중 어디와 가까워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갈등이 생긴다. 상대방 집안에서 담근 김치 맛이 이상하다고 서로 비난하는 사례도 봤다.

이같은 갈등은 양쪽 집안이 자기 자식만 잘났다고 생각하고 상대방은 이상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각각 집안에서 원하는 것은 상대방이 항복(?)하고 모두 자신의 뜻대로 하는 것이다.

물론 개념있고 현명한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둘이 알아서 논의해서 결혼 준비를 하도록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갈등을 피하는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집안에서는 자신의 주장만을 고집한다. 양보 없이 아집을 계속 부린다면 결국 그 결혼은 깨지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어느 집도 100% 상대방에 맞춰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양가가 서로 양보하고 맞춰갈 때 결혼이 성사될 수 있다.    

남북 협력, 통일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남에서 북이 원하는 방식을 100% 수용할 수 없듯이 북에서도 남이 주장하는 내용을 100% 수용할 수는 없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체제 변화를 고려하면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 남한이 자금을 지원해 북한에 인프라를 까는 경우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례도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 든 북한에도 사람이 살고 있고 수십 년 간 나름이 체계를 갖춰왔다. 설령 체제가 변한다고 해도 북한에 있던 모든 사람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북한 사람들도 의견을 제시할 것이고 선택을 할 것이다.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논의를 해야한다.

남한에서 남한에 유리한 방식을 100% 북한에 다 적용할 것이라는 생각은 오만이다. 그렇게 하게 된다면 남한에서 그에 따른 대가를 북한에 크게 지불해야 할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다. 남한의 경제가 북한 경제 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에 남한 중심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해보자. 시아버지, 시어머니가 자신의 집안이 부자이고 며느리의 집안이 가난하다고 며느리와 그 집안을 무시하고 자기들 마음대로 하도록 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것은 인기 있는 막장 드라마의 스토리다. 이런 설정을 막장 드라마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것이 비도덕적, 비이성적이기 때문이다. 인기가 있는 이유는 사람들이 시부모를 욕하고 며느리를 응원하는 마음에서다. 이렇게 경제력만 가지고 남한이 막장 시부모가 된다면 어찌하겠는가. 이런 생각은 나라를 막장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북한이 낙후된 분야, 기술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일방주의적으로 접근할 수는 없다. 협력이나 통일은 모두 상대방이 있는 것이다. 그 상대방이 싫다고 한다면 대책이 없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북한에서 자존심을 내세워 북한의 입장만 100% 주장한다면 남한에서는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다.

양측이 고집을 꺾지 않고 나에게 모든 것을 맞추라고 한다면 결국 결혼은 파혼으로 바뀔 것이다.

시부모가 고집을 부리며 결혼을 안시킨다고 해서 아들의 결혼 상대가 평생 혼자 살까? 상대방은 다른 배우자인 중국, 러시아, 동남아 향후 미국, 일본, 유럽 등과 결혼을 하려고 할 것이다.

자신들의 아집 때문에 자기 자식만 결혼을 못 시킬 것이다. 남북 협력, 통일도 마찬가지다. 아집만 부리고 있다면 그 피해는 후손들이 보게 된다. 

아집 때문에 남북 협력과 통일을 망쳐버린 사람들을 역사는 어떻게 평가할까?

반대로 고집을 꺾고 시부모가 며느리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고 장인, 장모가 사위를 응원했다면, 그렇게 아름다운 결혼(협력, 통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면 후손들이 어떻게 기억해줄까?

남북 협력과 통일을 하고자 한다면 남과 북, 북과 남의 사람들이 모두 다 아집부터 버려야 한다. 상대방에 대해서 알고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수십 년을 다르게 살아온 사람들이 만나면 서로를 이상하고 어렵게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결혼(협력과 통일)을 위해서는 그것을 극복해야만 한다. 남북 통일을 원한다면 나만 잘나고 나만 옳다는 아집부터 버리도록 하자.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 독자님들의 뉴스레터 신청(<-여기를 눌러 주세요)이 NK경제에 큰 힘이 됩니다. 많은 신청 부탁드립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