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칼럼] NK미디어 회장이 머투미디어 회장에게
[도발칼럼] NK미디어 회장이 머투미디어 회장에게
  • 강진규 기자
  • 승인 2019.12.15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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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MoneyToday) 미디어그룹 소속 뉴스1이 최근 통일부로부터 노동신문 반입 승인을 받고 북한 소식을 전문적으로 제공하게 됐다고 합니다.

머니투데이 그룹은 일본에서 북한 저작물, 콘텐츠 사업을 하는 코리아메디아로부터 노동신문 기사, 신문 등 콘텐츠를 공급받는 방안을 추진해 왔습니다. 이번에 그것에 대한 승인이 난 것입니다. 뉴스1은 북한전문팀을 구성하고 북한 소식 코너(http://nk.news1.kr/)도 마련했습니다.

NK경제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NK미디어그룹은 이를 환영합니다. 보다 많은 언론들이 북한에 관심을 갖고 뉴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통일에 관한 연구, 사업 등을 추진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 다양한 언론이 북한, 통일 분야를 취재함으로써 매체, 기자 간 경쟁이 촉발돼 더 좋은 기사가 나오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NK미디어그룹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이번 사안이 그룹 최고경영자(CEO)인 홍선근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회장님의 결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입니다. 같은 미디어그룹 경영자의 입장에서 홍 회장님의 결단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이렇게 글을 씁니다. 

북한 관련 연구를 하는 한 교수님을 뵌 적이 있습니다. 그 교수님이 그런 이야길 하시더군요.

최근 수 년 사이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키우려고 합니다. 사회적으로 고양이, 개 등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또 반려동물을 직접 봤을 때 귀엽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막상 반려동물을 입양해서 키우려고 하면 현실적인 문제에 봉착합니다. 반려동물에게 먹이도 줘야하고 대소변을 치워주고 병원에 데려가고 놀아주고 돌봐줘야 합니다. 이런 현실은 시간과 돈이 소요되고 힘든 과정입니다. 때문에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극복하지 못하고 몇 개월만에 입양한 반려동물을 산에 버리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그 교수님은 북한에 관한 연구, 비지니스, 취재 등을 이에 비유했습니다. 반려동물 처럼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관심이 있다는 이유로 북한 사업, 연구를 하다가 어느새 야산에 버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대북 사업은 살아있는 생명인 반려동물과는 다릅니다. 또 각자의 사연이 있기 때문에 그분들에 대해 일방적으로 왈가불가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 교수님의 말씀은 대북 사업을 시작하려면 먼저 깊이 고민하고 그만큼 각오를 하고 또 책임감을 갖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북한, 통일이라는 분야가 보기도 좋고 사람들의 흥미를 유발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해보면 현실적인 문제들이 나타납니다. 더구나 남북 관계는 어제와 오늘이 다릅니다. 시시각각 변하고 정권에 따라서 대북 정책의 기조도 변합니다. 필자는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정부 시절 북한과 관련한 취재를 한 경험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상황이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았습니다.

북한 관련 기사를 쓰고 취재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빨갱이나 수구꼴통이라는 비난을 받습니다. 기사, 사이트, 블로그 등이 신고를 당한 것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그밖에 말못할 수많은 일들이 있습니다.  

때문에 그동안 '대북 사업을 하겠다', '북한 연구를 하겠다'고 했던 분들이 포기하는 사례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언론에서 북한 관련 계약을 하고 팀을 구성하고 코너를 만들고 기사를 쓰는 것은 정말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몇 개월이나 1~2년을 할 것이라면 안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히려 시도를 했다가 짧은 기간에 발을 뺀다면 다른 언론사에게 '거봐라 하면 안 된다'는 인식만 심어줄 것입니다.

설마 현재 문재인 정부가 평화경제를 내세운다고 해서, 또 너도나도 통일 사업을 준비하는 것을 보고 머니투데이 그룹이 이번 사업을 준비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장님 북한, 남북, 통일과 관련된 일을 하려면 10~20년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아니 어쩌면 50년~100년을 생각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일단 시작을 했으면 계속하겠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합니다.

당장 내년에 뭔가 성과, 실적을 보겠다고 생각하셨다면 마음을 바꾸시거나 지금이라도 서비스를 접으십시오.

장기적으로 가기 위해서는 몇 가지를 포기하셔야 합니다. 그룹에서 사장들을 독촉하고 다시 사장이 국장과 부장들을 독촉하고 부장이 팀장과 기자들을 독촉합니다.

말 그대로 실적을 보이라는 것입니다. 그 실적에는 업계에서의 영향력과 특종 기사는 물론 광고 및 행사, 후원 매출 등이 포함됩니다. 

북한, 통일 분야는 쪼아댄다고 해서 당장 실적이 나오는 분야가 아닙니다. 어느 분야보다 취재가 어렵고 매출도 나오기 어려운 곳입니다.

지금 당장은 물론이고 내년인 2020년에도 머니투데이 그룹 내에서 북한 관련된 부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1~2년이 지나면 그룹 계열사 대표, 임원, 부장은 물론 다른 영역을 하는 기자들도 불만과 문제를 제기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돈을 벌고 힘들게 고생하는데 저들(북한을 취재하고 담당하는)은 무엇을 하고 있냐고 공격할 것입니다. 더구나 머니투데이 그룹은 전체적으로 실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풍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또 국민들의 여론이 바뀌고 보수 정권이 들어선다면 반발은 더욱 심해질 것입니다.

실적을 내겠다고 평화경제를 명분으로 정부부처, 기관, 기업 등에게 광고와 행사 후원을 받기 위한 소위 팔을 비틀고 조지는 기사를 쓰는 무리수를 두는 상황이 발생해서는 안 됩니다. 북한 취재는 영업 도구가 아닙니다. 북한, 통일 분야에서까지 기업, 기관 관계자들의 하소연과 아우성을 듣고 싶지는 않습니다. 

또 실적(클릭수)를 늘리기 위해 '총살당한 北김정은 옛 애인 '음란물'(?) 실제로 보니' 이같은 북한 기사를 선정적인 내용으로 표출되는 것도 안 됩니다. 언론은 죽을 사람도 살릴 수 있는 기사를 써야지 멀쩡하게 살아있는 사람을 죽이고 명예를 난도질하는 기사를 써서는 안 됩니다.

그렇게 되면 북한, 통일 분야 취재에 물이 흐려질 것입니다. 속칭 기레기 언론이 되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이 조금의 실적을 올릴 수 있을지는 몰라도 평판은 땅에 떨어질 것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중요하고 기업에서는 실적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북한, 통일 문제를 실적이나 돈으로 재단할 수 없습니다. 머니투데이 그룹이 통일 관련해서 세션을 만들었다고 기업들이 돈 보따리를 싸들고 오지 않습니다.

북한, 통일 문제는 돈이 안 되도 누군가는 해야 합니다. 이것은 대한민국 국민, 한민족의 구성원으로써의 사명과 의지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만약 회장님께서 기존 머니투데이가 해왔던 실적, 돈으로 통일 문제에 접근하겠다면 지금이라도 사업을 중지 하십시오. 그것이 아니라면 장기적으로 가기 위해 그룹 구성원들을 설득한 논리와 명분을 만들고 설득해야 합니다. 방패가 돼 주셔야 합니다.

장기적으로 가기 위해서는 또 한 가지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북한팀과 대북 사업을 하는 관련자들의 키다리 아저씨가 되셔야 합니다.

북한팀과 대북 사업을 하는 관련자들을 실적으로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격려하고 우대한다면 그분들이 힘이 나서 더 열심히 일 할 것입니다.

북한 관련 취재를 하는 기자들이 우대를 받는다면 그룹 내에서 서로 그 분야를 담당하려고 하고 자연스럽게 경쟁을 하면서 성장할 것입니다. 여기에 덧붙여 북한 취재 기자들을 전문가로 양성하십시오. 그들이 대학원에 진학하고 해외 연수를 가면서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십시오. 설령 그들이 지원을 받고 그룹을 나간다고 해도 그들은 북한, 통일 분야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그보다 더 큰 자산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궁극적으로 머니투데이 그룹 북한 담당 기자를 좋은 자리로 만든다면 대한민국에서 북한을 취재하는 우수한 인재들이 머니투데이 그룹으로 몰려들 것입니다. 대한민국에서 북한 분야 최고 기자들이 머니투데이 그룹으로 몰려든다면 향후 실적이나 수익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입니다.

또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머니투데이 그룹이 노동신문과 계약을 했다고 해서 다른 언론, 기관, 기업 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행여나 독점권을 주장하며 다른 곳에 노동신문 기사 콘텐츠와 관련된 법적 소송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당장 실적을 올리기 좋은 방법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북한 콘텐츠 문제는 그동안 머니투데이가 해왔던 미국이나 해외 매체 판권, 상표권 등의 계약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돈을 벌기 위해 계약을 하실 것이라면 북한 매체가 아니라 다른 매체를 찾아 보십시오.

자칫 돈을 얻는 대신 민심을 잃을 것입니다. 돈과 관련된 분쟁은 사람들의 마음에 증오의 씨앗을 뿌립니다. 그 씨앗이 자라면 몇배, 수십배로 되돌아올 것입니다. 남북 문제는 롤러코스터 같은 상황입니다. 만약 민심을 잃는다면 하강할 때 모두가 돌아서 결국 탈선할 것입니다.

오히려 대인배적인 입장에서 협력과 관용의 마음으로 접근한다면 증오가 아니라 희망의 씨앗을 사람들의 마음에 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왜 이같은 말씀을 드리는 것일까요? 그것은 단순히 기우 때문입니다.

회장님 주변에는 달콤하고 듣기 좋은 소리를 하는 사람들 또 소위 라인을 만들고 자신의 자리(대표, 임원, 국장)만 노리며 권모술수를 부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있으면 그런 조직은 망할 것입니다. 

분명 회장님 주변에는 대국적으로 상황을 보고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분들만 계실 것입니다. 저는 그 쓴 소리에 한마디 더 추가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한 가지 여줘보고 싶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머니투데이 그룹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머니투데이가 진출한 새로운 분야의 사람들이 머투를 어떻게 생각할 것 같습니까? 후한시대 원소가 화북 지역을 평정했을 때 사람들이 그의 확장성과 강대함에 놀랐습니다. 그러나 원소가 덕이 있다고 생각한 사람이 있었겠습니까? 

조조, 원소, 유표에게 능력뿐만 아니라 대의(大義)가 있었다면 관우, 제갈량은 그들의 사람이 됐을지도 모릅니다. 또 항우가 바른 뜻을 갖고 사람을 제대로 알아봤다면 자신의 수하에 있던 한신을 유방에게 보내지 않았을 것입니다. 

회장님 세상에는 돈(Money)과 오늘(Today)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내일(Next)과 대한민국(Korea)을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즉 당장 현재와 이익만 보고 사는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역사는 꿈을 꾸며 미래로 나아가는 사람을 기억하지 현실과 이익에 눈이 먼 사람을 기억하지 않습니다.

세상으로부터 개인과 회사가 어떤 평가를 받는지는 그 행동에 따라 달라집니다. 영웅이 될 수도 있고 간웅이 되거나 간신이 될 수도 있습니다.

회장님께서 앞으로 언론계의 대선배, 원로로 큰 역할을 해주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번 북한 관련 사업을 위해 대의와 의지를 보인다면 그것만으로도 영웅이 되고 큰 일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바른 길을 가신다면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반대로 앞서 이야기 한 바와 같이 우려되는 상황들이 발생한다면 NK미디어그룹은 지지를 철회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노동신문 반입 승인을 축하드리며 NK미디어그룹은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과 선의의 경쟁을 하며 더 좋은 기사를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강진규 NK미디어그룹 대표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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