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칼럼] 남북 IT 청년들을 응원한다
[도발칼럼] 남북 IT 청년들을 응원한다
  • 강진규 기자
  • 승인 2019.05.07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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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4일(현지시각 기준) 포르투칼 포르토 대학에서 개최된 2019 ACM-ICPC 월드 파이널스(World Finals)에서 남북한 대학생들이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2019 ACM-ICPC 월드 파이널스(World Finals)는 세계에서 가장 큰 국제 대학생 프로그래밍 경진대회다. 여기에 남한의 서울대, 카이스트(KAIST) 그리고 북한의 김책공업종합대학 학생들이 참여했다.

대회에서 서울대팀은 총 11개 문제 중 7문제를 해결해 종합 7위로 은메달을 수상했다. 북한 김책공대팀은 서울대팀과 마찬가지로 7문제를 해결했지만 풀이 시간이 약간 늦어 8위로 은메달을 받았다. 김책공대는 이번 대회에서 동아시아 지역 챔피언으로도 선정됐다. 남한의 KAIST팀은 6문제를 해결해 종합 21위를 차지했다.

관련기사 김책공대, 2019 국제 대학생 프로그래밍 대회 동아시아 챔피언

2018년 122개국 3098개 대학 4만9935명의 대학생이 지역대회에 출전했으며 지역대회를 통과한 135개팀, 400명의 대학생들이 이번 결선에 참가했다.

전 세계 수천 개 대학의 수 만 명의 학생들이 참여한 행사에서 남북한 대학생들이 이같은 성과를 거둔 것은 쾌거라고 할 수 있다. 종합 7위로 은메달을 딴 서울대 학생들도, 간발의 차이로 8위를 기록한 김책공대 학생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21위를 차지한 KAIST 학생들 역시 칭찬해줘야 한다. 전 세계에서 수백 개 팀들과 겨뤄 21위에 오른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 자체로 대단한 성과이며 서울대팀, 김책공대팀과 함께 똑같이 박수를 받아야 한다.

대회에 참가하기까지 또 대회에 참가한 후 이들이 흘린 땀과 노력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것이다. 청년들이 이런 인고의 과정을 통해 세계에 나아가 실력을 발휘한 그 과정 또한 대단하다. 대회에 참가했던 학생들은 이번 대회 경험을 바탕으로 더 뛰어난 IT 인재로 거듭날 것이다. 또 그 후배들은 선배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더 뛰어난 실력을 발휘할 것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남북 대학생들이 함께 고민하고 협력할 수 없다는 현실이다.

과학기술부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은 4월 5일 보도자료를 배포해 이번 대회의 성과를 소개했다. 하지만 보도자료에는 서울대팀과 KAIST팀의 성과에 대한 내용만 있었다. 물론 참고자료에 김책공대가 등장하기는 한다.

마찬가지로 5월 6일 북한 조선의오늘 보도에서도 김책공대의 성과만 소개했을 뿐 남한 대학생들의 성과는 소개하지 않았다.

남북을 다른 나라로 본다면 이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남과 북 각자가 각자 학생들의 성과를 소개했으니까.

하지만 좀 더 넓은 마음으로 접근했다면 어떨까. 남북 정부 모두 남북 화해 협력과 민족 동질성 회복을 이야기하는 상황에서 남북 청년들을 함께 칭찬하는 것은 안되는 것일까?

과기정통부가 서울대, KAIST 성과를 소개하며 김책공대 학생들의 성과를 소개하고 그들도 칭찬하는 것이 어땠을까?

북한 역시 김책공대 학생들의 성과만 소개할 것이 아니라 남북 청년들이 국제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고 소개했다면 어땠을까?

누군가는 북한 학생들이 해커가 될 수 있는데 그들을 칭찬하냐고 주장할지 모른다. 사람의 미래는 알 수 없다. 그들이 해커가 될 수도 있지만 IT 분야의 저명한 학자가 될 수도 있고 나아가 한민족 과학기술 발전에 이바지할 수도 있다. 사람이 나쁘게 보면 나쁘게 보이는 것이 끝이 없고, 좋게 보면 좋게 보이는 것이 끝이 없다. 그런 우려 때문에 칭찬을 못한다면 우리는 아무도 칭찬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미래를 알지 못하니까.

남북이 분단된지 70년이 넘었다. 남북이 화해, 협력하고 민족 동질성을 회복하는 것이 쉽지도 않을 것이고 긴 여정이 될 것이다.

그것은 작은 것에서 부터 시작될 수 있다. 남북이 IT 청년들을 함께 칭찬하자. 그 칭찬이 거름이 돼 언젠가는 남북 IT 대학생 경진대회가 열릴 수도 있다. 그리고 다시 남북 IT 대학생들이 함께 공부하고 더 나아가 함께 팀을 만들어 세계 대회에 나갈 수 있다. IT 분야의 사례를 보고 음악, 그림, 수학 등 다양한 분야로 남북 교류가 전파될 수도 있다. 

가끔 과학기술, IT 협력을 고민하는 분들이 필자에게 묻는다. 남북 과학기술, IT 협력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잘 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지.

필자는 말하고 싶다. 당장 거창한 것이 아니더라도 작은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우리 모두가 남북 IT 청년들의 땀과 노력을 응원하는 것으로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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