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양자컴퓨터로 풀 수 없는 차세대 암호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연구원들은 미국의 암호학자 다니엘 J. 번스타인의 책 등 해외 연구 자료를 기반으로 연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김일성종합대학이 발행한 김일성종합대학학보 수학 2019년 제65권 제1호에 '근사최대공약수 문제에 기초한 한 가지 공개열쇠(키)암호체계'라는 논문이 수록됐다.

연구원들은 논문에서 "우리는 양자컴퓨터로도 풀 수 없는 첨단 암호로서 안전성이 근사최대공약수 문제의 계산 복잡성에 기초한 한 가지 공개열쇠암호체계를 연구했다"고 밝혔다.

논문은 RSA암호나 타원곡선 암호 등 공개열쇠암호들이 양자컴퓨터에 의한 단축 공격법으로 쉽게 풀린다는 점 때문에 최근 안전성이 담보되는 새 세대 암호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논문은 현재 널리 연구되고 있는 새 세대 암호들 중 실용화의 측면에서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은 암복호화 알고리즘이 단순한 옹근수모둘연산들로 정의되고 암호문들에서의 문자열 검색을 비롯한 다양한 연산을 안전하게 보장하는 공개열쇠암호체계라고 주장했다. 이런 암호체계의 안전성은 근사최대공약수(AGCD) 문제의 계산 복잡성에 의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GCD 문제가 현재 오유동반학습(LWE) 문제보다 더 어려운 문제로 알려져 있다고 논문은 설명했다. 논문은 AGCD 문제에 안전성의 기초를 두고 있으면서 옹근수 연산으로 정의되는 공개열쇠암호체계에 대한 선행연구들에서 나타난 결함들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다중 비트 공개열쇠암호체계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논문 내용에 따르면 북한 연구원들은 양자컴퓨터 시대에 대비해 양자컴퓨터로 풀 수 없는 암호를 연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암호는 수학 계산의 복잡성이 기초하고 있는 것이 많다. 그런데 계산기 즉 컴퓨터 성능이 향상되면서 암호가 풀릴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양자컴퓨터는 슈퍼컴퓨터의 한계를 뛰어넘는 미래형 컴퓨터다. 전 세계 과학자들이 양자컴퓨터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미래에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 현존하는 암호체계들이 풀릴 가능성이 높다.

북한 연구원들은 해외 문헌과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차세대 암호를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논문에 나온 참고문헌 중에는 다니엘 J. 번스타인 시카고 일리노이 대학교 교수가 쓴 포스트 퀀텀 암호(Post-Quantum Cryptography)라는 책이 있다.

Post-Quantum Cryptography이라는 용어 자체가 양자컴퓨터 시대의 차세대 암호를 뜻한다.

미국의 수학자, 암호학자, 프로그래머인 다니엘 J. 번스타인 교수는 유닉스에서 실행되는 메일 전송 에이전트(MTA)인 큐메일(Qmail)을 개발했으며 암호 알고리즘인 살사20(Salsa20), 차차20(ChaCha20) 등을 디자인한 인물이다. 북한 연구원들은 다니엘 J. 번스타인 교수의 책으로 공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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