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도 삼국지를 볼까? "제갈량이 사실상 중심 주인공"
북한에서도 삼국지를 볼까? "제갈량이 사실상 중심 주인공"
  • 강진규 기자
  • 승인 2020.01.3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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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 North Korea see China's Three Kingdoms? "Zhuge Liang is really the main character"

 

북한 스마트폰 평양2419 속 전자책 삼국연의 모습 

중국 고전 소설 중 가장 유명한 것이 삼국지(삼국연의)이다. 삼국지를 읽어보지는 않았더라도 유비, 관우, 장비, 제갈량, 조조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또 도원결의(桃園結義), 삼고초려(三顧草廬), 출사표(出師表) 등 용어도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북한에서도 삼국지를 읽고 있을까? 북한에서는 삼국지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NK경제는 북한 스마트폰 평양2419에 탑재된 전자책방에서 삼국연의 내용을 확인했다. 이 삼국연의는 북한 문예출판사 1989년 출판한 작품이다. 나관중의 삼국연의를 박태원이 평역했다. 

북한 삼국지는 조조, 동탁 등에 대해서는 인민을 탄압하고 사리사욕을 챙긴 부정적 인물로 보고 있다. 반면 유비, 제갈량에 대해서는 삼국연의 원작처럼 우호적인 입장이다. 그중에서도 제갈량에 대한 평가가 높다.   

북한 스마트폰 평양2419 속 전자책 삼국연의 모습

북한 삼국지는 서문에서 "삼국연의는 옛날 삼국시기 중국의 역사를 주로 그 당시 군벌 집단들 사이의 호상알력 관계와 영웅 호걸들의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흥미있게 재현한 역사소설이다"라고 정의했다.

서문은 삼국지에 대한 북한 평역자의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소설 속 인물에 대해 평가하고 소설의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을 소개했다.

서문은 "이 소설의 긍정적 측면 중 하나는 삼국시기의 복잡한 사회현실을 재현하면서 반동적 봉건통치배들과 군벌들의 죄행을 생동하게 폭로, 비판한데 있다"며 "이것은 조조, 동탁, 려포(여포), 원술을 비롯한 반동적 봉건통치배들과 군별의 죄행을 폭로하는데서 잘 알 수 있다. 이자들의 공통적인 성격적 특질은 나라와 인민의 운명에 대해서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자기 일신의 안일과 향락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야심가들이며 포악무도하고 잔인한 자들이라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소설 속 부정적 인물로 조조, 동탁, 여포, 원술을 거론한 것이다. 다만 조조에 대해서는 좀 더 복합적으로 평가했다.

서문은 "소설에서 조조의 성격은 좀 복잡하게 형상됐다. 그는 한편으로 오직 자기 하나만을 온 세상에서 제일로 알면서 자기의 야심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자기 친척들까지도 서슴없이 살해하는 포악한 자이며 인민들의 이해 관계에 대해서는 티끌만치도 생각지 않으며 자기 부하들까지 가차없이 처단하는 폭군이다"라면서도 "다른 한편 조조는 류비(유비)와 관운장과 같은 영웅호걸의 사람됨을 바로 보고 예의를 갖출 줄도 알며 군사적 지략과 통솔력이 있으며 분열된 중국의 과반수를 통합하는데 성공하는 인물로 형상돼 있다"고 밝혔다.

조조가 이기적인 폭군이기는 하지만 인재를 알아봤으며 능력도 출중했다는 해석이다.

북한 스마트폰 평양2419 속 전자책 삼국연의 모습

서문은 "소설의 긍정적인 측면의 다른 하나는 나라의 분열을 반대하고 통일을 바라며 압제를 반대하는 좋은 정치를 바라는 당시 사람들의 지향과 염원을 반영한 데 있다"고 지적했다.

서문은 작품의 이같은 내용을 구현한 소설 속 긍정 인물이 제갈량과 유비라고 설명했다.

서문은 "소설에서는 언제나 나라와 백성들의 운명을 걱정하며 나라의 분열을 가시고 통일을 이룩하며 전락 속에서 백성을 구원하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하며 신하들에 대한 의리가 강한 이상적인 봉건 군주 유비를 좋은 정치의 체현자로 그리면서 동탁, 조조 등에 대치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 스마트폰 평양2419 속 전자책 삼국연의 모습

북한 삼국지는 특히 제갈량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다. 서문은 "작품에서 유비와 함께 제갈량의 형상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사실상 제갈량은 삼국연의의 중심 주인공으로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갈량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은 김일성 주석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서문에 따르면 김일성 주석은 “옛날 소설 삼국지에 나오는 제갈령이 싸우면 반드시 승리한 것도 그가 성격과 능력에 따라 사람들을 잘 쓸 줄 알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김일성 주석이 삼국지를 읽었으며 그중 제갈량에 대해서 높게 평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문은 "제갈량은 원래 전란 시기에 출세를 바라지 않고 산 속에 초당을 짓고 학문을 탐구하기에 여념이 없었는데 유비가 세 번씩이나 찾아가서 도움을 청하는데 못이겨 유비의 군사(총참모장)격이 된 후 출중한 활동을 하는 것으로 그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삼고초려 내용을 소개한 것이다. 북한에서는 제갈량이 총참모장의 역할을 했다고 해석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문은 또 "제갈량은 봉건사회의 이상적인 정치가로 능란한 외교술과 군사적 지략을 소유한 비범한 인물로 형상되고 있다. 그가 싸움에 나가기만 하면 반드시 승리하고 그가 재상으로 있는 동안 촉한이 융성했다"며 "제갈량이 그럴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 그가 성격과 능력에 따라 사람들을 잘 쓸 줄 알았기 때문이다. 그는 자기 수하에 있는 관우, 장비, 조운, 황충, 위연 등 장수들의 성격과 능력을 손금보듯 보고 때와 장소, 정황에 따라 그들을 적재적소에 보내 자기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시킬 줄 알았다. 제갈량은 자기편 사람들 뿐 아니라 동맹군이나 적측 사람들까지 잘 쓸 줄 알았다"고 평가했다.

서문은 제갈량이 사망했을 때 촉한 사람들이 몹시 슬퍼했다며 인민들에게 선정을 배푼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서문에서 언급하는 인물 중 제갈량은 완벽한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유비도 긍정적 인물로 해석하지만 우유부단했다는 내용이 있는 반면 제갈량에 대해서는 단점에 대한 언급이 없다. 

서문은 "유비, 제갈량 등 긍정 인물의 형상은 몸시 이상화 된 형상이기는 하지만 전쟁과 내란의 참화 속에서 하루 속히 벗어날 것을 바라며 선정을 요구한 당시 인민들의 지향과 염원을 담은 것으로 해 긍정적 의의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삼국지가 진짜 주인공이라고 칭한 제갈량의 모습  출처: 게임 삼국지10PK

북한 삼국지 서문은 작중 긍정 인물들 중 관우, 장비, 조운 등도 적지 않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며 관우는 의리에 매우 충실한 인물이고, 장비는 대단히 용맹한 인물이며, 조운은 지혜와 용맹을 겸비한 충신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삼국지는 주요 인물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무지막지하고 포악한 동탁, 잔인하면서도 간사한 조조, 너무도 어질기 때문에 자주 우유부단하게 노는 유비, 용맹하지만 술을 마시면 횡포해지는 장비, 그와는 달리 용맹하면서도 속이 깊고 의리가 강한 관우, 싸움을 잘하지만 우둔하고 성급한 여포. 

물론 북한 삼국지 서문은 고전에 대한 비판도 했다. 서문은 "삼국연의는 시대적 및 계급적 제한성을 많이 나타내고 있다"며 "역사의 주체인 인민 대중이 역사를 창조하는데서 역할이 무시되고 제갈량, 유비를 비롯한 영웅 호걸들이 문제를 결정하는 듯 이야기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삼국지에는 비과학적이며 미신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으며 봉건유교교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주인공들의 성격발전이 없고 내용이 도식화 돼 있으며 과장과 반복이 많고 지루한 점도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서문은 "이런 제한성이 있으나 삼국연의는 삼국시기의 복잡한 역사적 현실을 생동하게 체현했으며 반동적 봉건통치배들과 군벌의 죄행을 폭로하고 그 당시 사람들의 지향과 염원을 반영한 문학작품으로서 중국 문학사에서의 첫 장화체 소설로서 중요한 문학사적 의의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작품은 120화로 구성돼 있으며 도원결의, 삼고초려, 적벽대전, 제갈량의 북벌과 죽음, 촉한 멸망, 동오 멸망과 통일까지 우리가 아는 삼국지의 내용을 모두 담고 있다. 삼국지 주인공들이 만든 시문도 포함돼 있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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