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칼럼] 국민들이 보면 안 된다는 북한이탈주민 상품 전시회
[도발칼럼] 국민들이 보면 안 된다는 북한이탈주민 상품 전시회
  • 강진규 기자
  • 승인 2020.11.03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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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송영길 의원실]

지난 10월 30일 국회 의원실에서 보도자료를 받았다. 여야 의원들이 합심해서 북한이탈주민 출신 기업인들을 돕고 고용을 창출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11월 2일부터 3일까지 '북한이탈주민 생산품 국회 특별전시회'를 개최한다는 것이었다.

이번 행사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송영길 위원장(더불어민주당)과 이학영 산업통상자원벤처기업위원장(더불어민주당), 박진 의원(국민의힘), 심상정 의원(정의당), 이태규 의원(국민의당) 등이 공동 개최하고 통일부, 중소벤처기업부, 남북하나재단이 후원했다.

이에 NK경제는 행사 개최 사실을 알리는 기사도 썼다. 11월 2일, 3일 북한이탈주민 생산품 국회 특별전시회 진행

필자는 전시회에 어떤 상품들이 선보이는지 또 전시회 참석자들의 반응이 어떤지 궁금했다.

그러나 11월 3일 전시회가 열리는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을 방문한 필자는 전시회를 볼 수 없었다.

필자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출입신청서를 작성한 후 북한이탈주민 생산품 전시회를 보러왔다고 국회 직원에게 말했다.

하지만 직원은 종이로 된 명부를 가르키며 그 명부에 이름이 없는 사람은 전시회에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의원실에서 보내 온 행사 이메일과 보도자료 어디에도 사전에 명부 등록을 해야한다는 말이 없었다. 또 어디에 연락을 해서 등록을 해야하는지 연락처도 없었다. 

다시 필자는 NK경제 기자라고 명확히 밝히고 의원실에서 연락받은 이메일과 보도자료를 보여주며 전시회 취재를 위해서 왔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국회 직원은 "그건 알겠는데요. 전시회에 못 들어가니까 돌아가세요"라고 말했다.

필자는 이메일을 보낸 의원실에 전화를 해서 문의를 하려다가 그만두고 발길을 돌렸다. 기자도 보기 힘든 전시회를 일반 국민들은 더욱 보기 어려울 것이다. 국민들이 볼 수도 없는 전시회를 취재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전시회에 못들어가도록 한 것이 코로나19 방역 때문일수도 있다. 그러나 국회 의원회관은 출입신청서를 작성한 후 주민등록증을 맡기고 약식으로 소지품 검사를 받고 체온을 측정한 후 통과된 사람만 들어간다. 물론 마스크는 꼭 착용해야 한다. 즉 출입자에 대한 확인이 명확하고 체온 측정 등 방역 수칙도 지키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토론회, 세미나, 전시회 등이 열리고 있다.

통제가 강화되면서 토론회, 세미나 참석자 등에 대해 사전 등록 절차를 진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필자가 방문하려고 했던 것은 로비에서 진행되는 전시회였다. 전시회의 사전적 뜻은 특정한 물건을 벌여 차려 놓고 일반인들에게 참고할 수 있도록 보여주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이번 행사에서는 북한이탈주민이 창업했거나 근무하고 있는 기업 20여곳이 제품을 선보였다고 한다. 기업 관계자들은 자신들이 생산한 제품을 소비자 즉 국민들에게 알리고 다른 사업자들과 협력의 기회를 찾기 위해 이번 행사에 참여했을 것이다. 

만약 주최 측이 코로나19가 걱정됐다면 아예 행사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 아니면 온라인 전시회를 개최했어야 했다. 국회에서 코로나19 확산이 걱정했다면 국민들이 볼 수 있는 다른 장소에서 개최할 수도 있었다.

일반 국민들이 보지 못하는 전시회를 알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궁금하다. 국민들은 볼 필요 없고 국회의원들과 보좌관들, 국회 관계자들만 보면 된다는 것인가?

이번 행사가 국회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면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말고 조용히 진행했어야 한다. 그러나 의원들은 개막식에서 테이프 컷팅 사진까지 보내며 홍보를 열심히 했다. 행사에는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참석했다.

국민들이 보지 못하는 행사를 많은 돈을 들여서 개최하고, 의원들이 참석해서 사진을 찍고,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것을 어떻게 봐야할까. 이번 행사가 진정으로 북한이탈주민들과 국민들을 위해 마련됐는지 아니면 의원들의 사진찍기 홍보용으로 기획됐는지 묻고 싶다.

북한이탈주민 기업인들은 국회의원들의 홍보에 동원되는 들러리가 아니다. 국민들 또한 홍보와 선전만 믿을 만큼 어리석지 않다. 

또 모든 기자들이 자리에 앉아서 보내 오는 보도자료만 쓰는 것도 아니다. 어떤 기자는 행사가 어떻게 개최됐는지 두 눈으로 확인하기도 한다.

국회의원들의 사진찍기용 '쇼'는 차라리 열리지 않는 것이 맞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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