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앞으로 남한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적극적인 행보에 나설 뜻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4일 국가안전보장회의 전체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우리는 양국(북한과 미국)이 대화를 계속해 나가기를 바라고 양 정상이 빠른 시일 내에 다시 만나 이번에 미뤄진 타결을 이뤄내기를 기대한다”며 “그 과정에서 우리의 역할도 다시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앞서 2월 27일,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나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하지만 합의문에는 서명하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은 결과에서는 매우 아쉽지만 그동안 북미 양국이 대화를 통해 이룬 매우 중요한 성과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변 핵시설의 완전한 폐기가 논의됐다. 북한 핵시설의 근간인 영변 핵시설이 미국의 참관과 검증 하에 영구히 폐기되는 것이 가시권 안으로 들어왔다.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과 우라늄 농축 시설을 포함한 영변 핵시설이 전면적으로 완전히 폐기된다면 북한 비핵화는 진행 과정에 있어서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든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문 대통령은 “부분적인 경제 제재의 해제가 논의됐다. 북미 간의 비핵화 대화가 싱가포르 합의의 정신에 따라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와 그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를 함께 논의하는, 포괄적이고 쌍무적인 논의 단계로 들어섰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역시 대화의 큰 진전이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북한 내 미국 연락사무소의 설치가 논의됐다. 이는 영변 등 핵시설이나 핵무기 등 핵물질이 폐기될 때 미국의 전문가와 검증단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실용적인 의미와 함께 양국 간에 관계 정상화로 가는 중요한 과정으로서 큰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합의의 불발에도 불구하고 양국이 서로를 비난하지 않고 긴장을 높이지 않았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두 정상은 서로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표명하고, 회담 재개와 지속적인 대화를 통한 타결 의지를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후 직접 기자회견을 통해 합의에 이르지 못한 이유를 설명하고,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와 대화 지속 의지와 함께 대화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밝힌 점, 또 제재나 군사훈련 강화 등에 의한 대북 압박의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점도 높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유관부처 장관들에게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한 입장의 차이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그 입장의 차이를 좁힐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을 주문했다. 북미 대화의 공백이나 교착이 오래 계속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북미 실무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서도 함께 노력해 달라고 지적했다.

또 제재의 틀 내에서도 남북관계의 발전을 통해 북미 대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들을 최대한 찾아달라고 주문했다. 판문점 선언과 평양 공동선언에서 합의한 남북 협력 사업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라는 것이다. 3.1절 기념사에서 제시한 신한반도 체제의 개념을 분명하게 정립하고, 실천 가능한 단기적, 중장기적 비전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강진규 기자  maddog@nkeconomy.com

NK경제는 취재 배제에 대해 북한 외무성의 사과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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